서울 동부지법은 20일 '서울대 입학'을 강요한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8개월간 방치한 혐의로 기소된 지모(19)군에게 장기 3년6월, 단기 3년을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지군에게 15년을 구형했지만, 지군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사실이 인정됐다.

소년범의 경우 징역형에는 장기, 단기가 동시에 선고된다. 장기 3년6월, 단기 3년은 최소 3년의 형량은 채워야 하지만 복역 중 태도가 모범적이고 크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이 인정되면 정상을 참작해 3년 6개월을 채우기 전에 석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재판부는 이날 "지군이 범행 당시 사흘 동안 어머니의 체벌로 인해 자지도, 먹지도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가혹한 상태에 있었던 것이 인정되고 소년범으로 빠른 사회복귀가 필요하다"며 감형이유를 밝혔다.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 가운데 7명도 당시 지군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지군은 앞선 19일 열린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모가 "(언니는) 불쌍한 사람이었다. 자식만을 바라봤는데 그 자식 손에 갔다"고 하자 입을 벌리며 흐느끼기도 했다.

지군은 지난해 3월 13일 오전 서울 광진구의 아파트 자택에서 부엌에 놓인 흉기로 어머니 박모(51)씨의 목을 찔러 숨지게 한 뒤 8개월간 안방에 시신을 방치했다. 그는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표를 '전국 62등'으로 고쳐서 어머니에게 보여줬다가, 어머니가 학교를 방문할 일이 생기자 성적표 조작이 들통날까 두려워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군의 범행은 6년 전부터 별거하며 매달 120만원 상당의 생활비를 보내오던 아버지가 1년 만에 집을 찾아오면서 드러났다. 지군이 현관문을 열어두지 않은 점을 이상히 여긴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