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연설은 매우 강력했고 더 이상 허튼짓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었다."

바샤르 알아사드(47) 시리아 대통령 부인 아스마 알아사드(37)는 폭력진압으로 사망자가 잇따르던 지난 1월 10일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남편의 다마스쿠스 대학 연설에 대해 이렇게 칭찬했다. 홈스 시민 수백 명이 사망한 사태에 대해서는 조롱으로 일관했다. 아스마는 1월 17일 남편으로부터 '시험에서 0점을 받은 학생'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고 이를 '정말 똑똑한 홈스 학생'으로 제목을 바꿔 친정아버지와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홈스 시민들이 시리아 국민으로부터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메일에는 "나폴레옹이 어떤 전투에서 죽었게요? 정답은 마지막 전투"라는 썰렁한 농담도 있었다.

아스마는 한때 '시리아의 다이애나'로 불리며 시리아 사태 해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서 공부한 엘리트 출신인 만큼 독재나 유혈사태에 거부감을 느낄 것이란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스마가 8000명 이상 희생자가 발생한 유혈 진압에 대해 남편 바샤르 이상으로 전혀 반성이 없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언론에 지난 14일 공개된 알아사드 대통령 부부의 개인 이메일 3000여통 중 아스마의 메일을 집중 분석해 18일 보도했다.

아스마는 남편이 독재자라는 비판에 대해 농담으로 받아쳤다. 그는 지난해 12월 친구에게 보낸 메일에서 "집에선 내가 진짜 독재자다. 남편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적었다. 지난해 12월 7일 알아사드 대통령의 미국 ABC방송 인터뷰에 대해서는 방송사가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스마는 1975년 영국에서 태어나 명문 킹스칼리지를 졸업하고 JP모건에서 투자분석가로 일했다. 아버지는 시리아 홈스 출신으로 영국에서 심장병 전문의로 활동했고 어머니는 시리아 외교관이었다. 아스마는 1992년 런던에서 안과학 박사과정을 밟던 알아사드를 처음 만났다. 2000년 결혼할 때는 "시리아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며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다. 여성 교육과 인권에 진보적 입장을 가진 미모의 여성이라고 해서 '사막의 장미'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이메일 공개로 그의 실상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아스마는 국민들이 죽어가던 지난 1년간 프랑스 파리에서 1만파운드(약 1800만원)가 넘는 고급가구를 구입하고 인터넷을 통해 명품을 주문한 것으로 밝혀져 '시리아의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반군의 진격을 피해 해외로 도피하려다가 실패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편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교외에서 19일(이하 현지시각) 정부군과 반군 간에 격렬한 전투가 벌어져 최소 3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DPA 통신은 인권운동가들의 말을 빌려 80여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으나 정확한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