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을 한 해에 치르는 선거 큰 장(場)이 열리면서 국민들은 두 가지를 걱정했다. 하나는 나라가 1년 동안 '무(無) 안보'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거였고, 하나는 여야가 유권자 표(票)를 끌어모으겠다고 수조·수십조원씩 재원이 소요될 복지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나라 재정을 파탄 상태로 몰아갈 위험이 있다는 우려였다.

이런 남쪽 허점을 엿보기라도 했는지 북은 지난 16일, 김일성의 100번째 생일 축하 기간인 4월 12~16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북은 과거 미사일 발사 때와 마찬가지로 인공위성을 쏘는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 놨다. 그러나 북의 웬만한 도발은 감싸던 중국마저 이번엔 주중(駐中) 북한대사를 소환해 "관심과 우려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북의 미사일 발사는 2·29 미·북 합의 위반이라며 대북(對北) 영양 지원 철회 입장을 밝혔다. 중국도 미국도 북의 인공위성 궤변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북이 2006년, 2009년 때처럼 미사일 발사 얼마 후 핵 실험을 하는 세 번째 같은 코스를 밟아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정부는 사흘이 지난 19일 대통령 주재로 외교·안보 장관회의를 열어 북의 '광명성 3호' 계획은 '탄도 미사일을 이용한 북의 모든 발사를 금지시킨'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를 위반하는 중대한 도발행위라고 규정했다.

세계가 북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동안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민주당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는 북의 발사 경고 나흘째가 되도록 침묵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변인의 서면 논평과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북은 광명성 발사계획을 취소하라"고 한 것이 유일한 정치권 반응이다.

여야가 이처럼 몸을 사리는 것은 총선을 20일 남짓 앞둔 시점에 튀어나온 북 미사일 변수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주고, 이것이 자기들의 유·불리에 어떻게 작용할지 계산하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정권을 잡겠다는 정당,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나라 안보 앞에서 유·불리(有·不利)의 주판알만 튕기는 모습을 보고 국민은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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