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27일 서울에서 미국·중국·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53개국 정상과 유엔·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4개 국제기구 대표가 참석하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다. G20(주요 20개국)회의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한국서 개최되는 최대 규모의 외교 행사로 각국 언론인 1400여명이 이를 취재하러 들어온다. 이렇게 많은 신문·TV·IT 매체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은 올림픽·월드컵 같은 스포츠 행사를 빼고는 처음이다. 각 나라가 올림픽·월드컵·국제회의를 유치하려고 경쟁하는 것은 이런 국제 이벤트가 국가 위상을 높이고 관광·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데 그만이기 때문이다. 서울로서도, 또 한국으로서도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그런데도 박원순 서울시장은 개막 전날인 25일 오후 핵안보정상회의 미디어센터에서 해외 언론인들을 상대로 서울시를 홍보할 시간을 주겠다는 정부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거절 이유는 '2010년 G20 정상회의 때도 서울 홍보 설명회를 열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박 시장 측은 몇 명이 올지 모르는 외신 기자들 앞에서 기껏 몇십분 설명회 갖는 것이 서울 홍보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도 한다. 하지만 주어진 시간과 미디어 환경에서 메시지의 효과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홍보의 본연이다.
박 시장은 지난달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민주당을 포함한 40개 정당과 단체는 '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을 결성해 핵안보정상회의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박 시장은 내심 서울시가 홍보 설명회를 열게 되면 자기 진영에 이번 정상회의를 지지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까 걱정하고 있는 모양이다.
서울시가 한 해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102억달러(11조5000억원)로 시 예산 22조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서울시는 이 관광 수입을 위해 한 해 300억~400억원을 홍보 예산으로 써왔다. 박 시장도 이젠 이념에 따라 갈 곳 안 갈 곳을 가릴 시기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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