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때까지만 해도 '최초'란 꼬리표가 정말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감사하게 생각해요. 런던에서 한국 태권도 최초의 올림픽 2연패(連覇)를 이루고 싶습니다."
황경선(26·고양시청)이 16일 창원 마산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국가대표 선발 2차 평가전에서 런던올림픽 여자 67㎏급 출전을 확정했다. 한국 태권도 사상 첫 올림픽 3회 연속 출전이다.
황경선은 '올림픽 메달보다 대표 선발이 더 어렵다'는 한국 태권도에서 최초란 수식어를 달고 다닌 간판스타다. 서울체고 재학 시절이던 2004년엔 태권도 최초의 고교생 올림픽 대표로 아테네 대회에 나섰다. 1회전에서 중국 선수에게 무릎을 꿇은 그는 나머지 경기에서 모두 이겨 3위에 올랐지만 종주국 선수가 따낸 올림픽 동메달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황경선은 2005·2007년 세계선수권 2연패(連覇)를 달성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한국 태권도 최초로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그는 대회 8강전 도중 왼쪽 무릎 연골이 파열되며 위기를 맞았지만 결승전까지 버텨내며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09년 국가대표 탈락, 작년 경주 세계선수권 동메달 등 내리막길을 걸었던 황경선은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황경선은 이날 여자 67㎏급 2차 평가전에서 작년 올림픽 세계 예선 대회 때 자신을 꺾은 김미경(인천시청)을 맞아 자신감 있는 공격으로 승리를 따냈다.
1라운드에서 돌려차기로 김미경의 안면을 강타해 3점을 따냈고, 3라운드를 1분여 남기고 또 한 번 얼굴 후려차기로 3점을 추가했다. 김미경을 6대1로 꺾은 황경선은 1·2차 평가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런던행(行)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를 지켜본 김세혁 대표팀 감독은 "몸통 위주의 공격을 주로 펼치던 황경선이 얼굴 공격이란 새 무기를 장착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차동민(26·한국가스공사)도 남자 80㎏ 초과급에서 런던올림픽 대표로 선발됐다. 이날 같은 팀의 이상빈을 연장 접전 끝에 4대3으로 꺾은 차동민은 서울체고·한체대 동기인 황경선과 함께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게 됐다. 차동민은 "베이징올림픽 당시 내가 출전한 결승전이 야구 결승과 겹치면서 방송 중계가 안 돼 가족들이 아쉬워했다"며 "이번엔 런던에서 확실하게 금메달 따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네 체급 중 두 체급의 출전자가 가려진 가운데 나머지 남자 58㎏급과 여자 67㎏ 초과급은 1·2차 평가전의 1위 선수가 서로 달라 최종 3차 평가전에서 런던행의 주인공을 가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