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독자적인 군사행동으로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미국의 도움 없이 이스라엘의 군사력만으로는 '핵개발 저지'라는 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단 이란의 나탄즈 등의 핵시설은 지하화됐기 때문에 이를 파괴하려면 땅속을 뚫고 들어가는 벙커버스터 폭탄이 필수적이다. 이란은 핵시설을 땅속 수십m 깊이에 만들면서 콘크리트 외벽까지 설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스라엘이 보유하고 있는 벙커버스터는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이 개발한 GBU-28인데, 이는 지하 30.5m(콘크리트는 6m)까지만 뚫고 들어갈 수 있다. 이 정도로는 '변죽'만 울리는 공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미국이 지난해부터 실전 배치한 최신형 벙커버스터 GBU-57/B(MOP)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군에 따르면 이 벙커버스터는 콘크리트 65m를 뚫고 들어갈 수 있고, 폭탄 탑재량도 GBU-28의 6배에 달하기 때문에 웬만한 지하시설을 완벽하게 파괴할 수 있다.

또 과거 이라크시리아 원자로 공습 때와는 달리 이란 핵시설까지는 작전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도 제약조건이다. 이스라엘 보유 F-15I와 F-16I 전투기들이 최단 거리를 선택해도 이란까지는 왕복 3000㎞ 이상을 날아야 한다. 공중 급유 없이는 작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최신 벙커버스터와 재급유 비행기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벙커버스터·재급유기 등이 보완돼도 공격 루트에 문제가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 루트는 터키요르단,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영공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비우호적인 이들 아랍 국가들이 허가를 쉽게 내줄 가능성은 낮다. 이 나라들이 영공 통과를 눈감아주더라도 이 과정에서 정보 유출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철저하게 준비된 이란 방공망'을 뚫어야 하는 부담도 생긴다. 이란의 방공망은 과거 이라크·시리아와는 차원이 다르다. 이란은 지난달 '신의 복수'라는 작전명으로 핵시설 보호용 대규모 방공 훈련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