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면학 분위기를 해치면 벌점 2점, 교실이나 복도에서 소란스럽게 하면 벌점 2점, 용의·복장 규정 위반 벌점 2점…. 요즘 고등학교에서 벌점을 받은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문제 학생에 대해 엎드려뻗쳐 같은 교육벌조차 주지 못하게 하자, 생활지도 방법이 마땅치 않은 교사들이 벌점제를 강화했기 때문.

예컨대 서울 강서구의 A고등학교는 벌점제를 엄격하게 운영하는데, 학교규칙을 위반해 벌점이 20점까지 쌓이면 '교내 봉사 3일'이라는 징계가 주어진다. 또 벌점이 20점씩 추가될 때마다 교내 봉사 5일, 7일로 늘어난다. 그다음부터는 사회봉사(복지관 등 외부 기관에서 봉사하는 것), 출석정지, 전학 등 단계적으로 높은 수위의 징계를 받게 된다. 지난해 한 해 동안 A고가 학생들에게 내린 교내봉사 징계 건수는 380건에 달한다. 전체 학생(약 1300명)의 3분의 1이 교내 봉사를 한 셈이다. 교내 봉사는 주로 운동장이나 건물 주변 쓰레기를 줍고 화단의 풀을 뽑는 청소 활동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서울 지역 165개 일반고의 학생 징계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교내 봉사 징계를 100건 이상 내린 학교가 29곳이었다. 200건이 넘는 곳도 6곳이나 된다. 사회봉사 징계를 50건 이상 내린 곳도 10곳이다.

이렇게 교내 봉사가 많아진 것은 작년부터라고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A고 전 교감은 "학생들이 인권을 내세우면서 학교 규정을 안 지키려고 하니까 예전 같으면 손바닥 한 대 때리거나 말로 꾸짖을 일인데도 벌점을 줘 다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의 B고 교감은 "(교육청이)회초리는 들지 말라고 하고, 퇴학을 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벌점을 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벌점이나 교내봉사의 생활지도 효과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서울 지역 한 고교 교감은 "벌점이 쌓여서 교내봉사나 사회봉사를 해도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으로 남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대충 시간 때우면 된다'고 생각하지 반성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