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이 드디어 국내 프로야구에 첫선을 보인다.

한화의 박찬호(39)는 14일 오후 1시 인천 문학구장에서 SK와 벌이는 연습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전한다. 박찬호가 프로팀 유니폼을 입고 국내 마운드에서 실전을 치르는 것은 1994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처음이다. 첫 대결 상대는 지난 시즌까지 KIA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로페즈다.

박찬호는 앞서 일본 오키나와에서 출전한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무자책 투구를 펼치며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다운 관록을 보였다.

이날을 위해 뛰고 또 뛰었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가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SK를 상대로 국내 무대 첫 실전을 치른다. 사진은 박찬호가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 투산의 전지훈련장에서 러닝을 하는 모습.

그러나 박찬호의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대화 감독은 에이스 류현진,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배스 외에는 남은 선발투수진 명단을 비워놓았다. 박찬호가 선발 자리를 꿰차려면 김혁민·안승민·양훈·유창식 등 젊은 후배들과 경쟁해야 한다. 박찬호 입장에선 17일 개막하는 시범경기에 앞서 이번 SK전에서 확실하게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필요가 있다.

SK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투구 수다. 박찬호는 이날 SK를 상대로 공 55~60개를 던질 예정이다. 첫 연습경기(39개), 우천 취소된 두 번째 경기(20개)보다 많이 늘어난 숫자다. 박찬호는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뛸 때 투구 수가 60~70개에 도달하면 구위가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잘 아는 박찬호는 해외 전지훈련에서도 체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훈련해왔다. 전지훈련 전부터 22층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며 몸을 만들었고,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팀 내 5㎞ 단축 마라톤에선 참가 선수 40여명 가운데 14등을 하며 20대 못지않은 체력을 뽐냈다.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가 그동안 꾸준히 체력훈련을 해왔다"며 "(체력은) 별다른 문제가 없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쌀쌀한 날씨에 적응하는 것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문학구장 기온은 영상 3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보됐다. 흐린 날씨에 가끔 빗방울도 떨어진다는 예보가 있어 체감기온은 영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위가 너무 심하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경기가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던지겠다'는 박찬호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한화 구단은 "애초 박찬호의 등판을 만류했으나,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첫 승을 거둘 때가 생각난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출전을 자청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LA 다저스에서 뛰던 1996년 4월 7일 눈발이 흩날리던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상대팀인 SK는 최정예 멤버로 박찬호에게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처음엔 후보선수 위주로 내보내려고 생각했는데, 박찬호가 나온다고 해서 베스트를 내기로 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언제 메이저리그 100승 투수의 공을 보겠느냐. 영광으로 알고 직접 한번 쳐보라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