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보듯이 원전(原電) 안전 문제는 하나의 국가가 아닌 주변국 전체의 문제입니다. 한국과 일본·중국이 정보를 공유하고 3국이 함께 경고 체계와 사고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12일 NEAR재단(이사장 정덕구)과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가 '일본 대지진 1년의 교훈, 한국에 대한 반면교사'를 주제로 개최한 회의에서 한·중·일 3국이 원전 안전에 대한 체계적인 협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조됐다.

일본 아시아재해저감센터 오노 다카히로 선임연구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안전을 관리하는 기관(일본 원자력안전규제당국)이 독립적이지 않았고, 원전 민간운영사인 도쿄전력의 관리도 소홀했으며, 정부가 피해를 과소평가해 주민 대피가 늦어지는 등 인재(人災)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의 재해 관리는 ▲효과적 대피 방법 구상 ▲해일에 강한 도시 건축 ▲자연재해 위험성에 대한 적극적 홍보 등 3가지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NEAR재단(이사장 정덕구)이 12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연‘일본 대지진 1년의 교훈, 한국에 대한 반면교사’국제회의에서 가와이 마사히로(왼쪽)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소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김석철 실장은 "일본의 원전 사고 이후 한국 정부는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자연재해와 똑같은 상황을 가정해 재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상황별로 시나리오를 가정해 6개 영역에서 50여개의 행동지침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의 위기 극복 방법으로 가와이 마사히로 ADBI 소장은 "한국을 포함해 신흥 아시아 시장과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금융권 안정을 위한 정책 개발, 기술 전수 등에 일본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는 "한·일 FTA를 조속히 추진해 양국 간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일본은 국내 부품공장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에 이동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 한국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한·일 양국 지도자들의 '위기의 리더십' 부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최상용 전 주일대사는 "대지진 이후 리더십 문제가 부각되면서 하시모토 도루(현재 오사카 시장)와 같이 카리스마는 있지만 극우 성향의 정치인이 부상하고 있다"며 "(한국 정치의 위기에서 나타난) 안철수 현상과 일본의 하시모토 현상은 한·일 미래 정치지형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정덕구 NEAR재단 이사장은 "한국은 경제·안보적으로 중국화의 위험을 넘고, 정치·사회적으로 일본화의 길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중국과 일본 어느 나라도 혼자서는 지속 가능한 생존 능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3국이 보완적 생존관계 속에서 협력적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