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스라엘 아슈도드에 위치한 단거리 미사일 방어장비 ‘아이언돔’에서 요격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이 미사일은 팔레스타인이 가자지구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격추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세력 사이에 발생한 무력 충돌에서 이스라엘의 단거리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 돔(Iron Dome)'이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CNN이 11일 보도했다. 이번 충돌은 지난 9일 가자지구 무장세력이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포를 발사한 뒤 이스라엘군이 무력으로 맞대응하면서 확대됐고, 12일까지 4일간 팔레스타인인 최소 20명이 숨졌다고 AP가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측은 사망자가 아직 없어 아이언 돔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9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도시 쪽으로 발사된 로켓포 37발을 아이언 돔이 격추시켰다"고 11일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11일 "아이언 돔의 성능이 입증됐다"며 "앞으로 아이언 돔을 더 확대 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아이언 돔의 요격률이 90%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이언 돔은 지난해 4월 처음 실전 배치됐다. 레이더·통제센터·미사일발사대로 구성된 아이언 돔은 약 70㎞ 이내에서 적의 단거리 로켓포와 박격포탄 등을 공중에서 격추하는 시스템이다. 최초 탐지에서 격추까지 걸리는 시간은 15~25초 정도다. 적의 포탄 발사를 탐지한 레이더가 이동 궤적을 계산해 통제센터로 보내면, 통제센터는 이 포탄이 사람이나 시설물이 있는 곳으로 떨어진다고 판단될 때 요격한다. 한번에 포탄 여러 개가 날아올 경우 요격 대상 우선순위 설정도 가능하다. 개발비용으로 2억1000만달러(약 2350억원)가 투입됐다.

레이더·통제센터·미사일발사대로 구성된 아이언 돔 포대 하나의 가격은 5000만달러(약 560억원)에 이르고 요격용 미사일인 '타미르' 한 발은 최소 6만2000달러(약 7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아이언 돔 3개 포대가 실전 배치돼 있고 2013년까지 9개 포대로 늘릴 예정이다. 이스라엘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13개 포대의 아이언 돔이 필요하다.

특히 아이언 돔은 기동력이 뛰어난 것이 큰 장점이라고 CNN은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전선이 여러 곳인 이스라엘의 안보 현실에 맞춰 이동·재배치하는 데 몇 시간 걸리지 않도록 설계됐다. 아이언 돔은 가까운 거리에서 적과 대치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특수 환경을 고려해 고안된 것이어서 아프가니스탄과 한국 등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그러나 아이언 돔은 아직 적의 공격을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다. 11일 오후 아이언 돔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포 두 발을 요격하지 못했고 포탄이 이스라엘 남부 베에르셰바에 떨어졌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가 12일 전했다.

☞ 아이언 돔

이스라엘 영토를 돔(dome·둥근 지붕)형태의 방공망으로 둘러싸는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말한다. 이스라엘은 궁극적으로 가자와 레바논 지역에서 날아오는 단거리 로켓포와 이란 등에서 날아오는 장거리 미사일까지 모두 요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