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보〉(131~137)=이번 결승3번기에 과거 어느 국제대회 때보다도 많은 기사가 현장을 찾아 관심을 보인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세계대회 9연속 준우승에 2년째 무관(無冠) 상태인 거목 이창호의 재기 여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중국의 LG배 4연패(連覇)를 저지할 수 있느냐도 큰 관심사로 등장했다. 게다가 대국장소가 기사들의 '본거지'인 한국기원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었다.
그들은 이 무렵 상중앙 백 대마가 출혈 없이 살면 백이 약간 좋은 계가란 결론을 내려놓고 있었다. 대마는 쉽게 잡히지 않으리란 예측도 뒤따랐다. 아무튼 131의 빈삼각은 예리한 급소. 일감(一感)은 참고도 1로 들여다본 뒤 3으로 퇴로를 차단하는 것이지만 생각처럼 잘 안 된다. 참고도 5로 버티면 6의 씌움이 삶의 급소.
이 부근서 쌍방 모두 초읽기에 돌입했다. 단 지금은 스스로 묘수를 찾아내야 하는 백과 달리 흑은 상대 처분만 기다리는 입장이어서 시간 부담은 백이 더 크다. 137까지 쌍방 필사적 응접을 거쳐 마침내 운명의 순간이 왔다. 어디에 두어야 백 대마가 살 수 있을까. 내로라하는 간판급 프로기사 십수 명이 침을 삼키며 모니터 앞으로 바짝 다가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