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사실로 드러나고 말았다. 한국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투수 김성현에 이어 박현준도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현준은 2일(현지시간) 프로스포츠 승부조작을 수사하고 있는 대구지검에 출두, 장장 9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익명의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브로커 등과 "일면식도 없다"면서 "내가 왜 구설수에 오르는지 모르겠다. 나는 하지 않았다"고 완강하게 부인하던 박현준이 그러나 브로커 김모(26)씨, 이미 구속된 팀동료 김성현과 대질심문이 이어지자 경기조작 사실을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현준은 어느 정도 혐의가 유력했던 김성현보다 훨씬 충격적이다. 지난시즌 LG 소속으로 2차례에 걸쳐 첫 회 고의볼넷을 내준 대가로 경기당 200-300만원씩을 받은 건 김성현과 똑같다.

그러나 박현준은 건당 500만원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브로커와 가격 흥정도 벌인 장본인으로 확인됐다.

검은 돈의 유혹에 푹 빠져 작정을 하고 승부조작 내지는 기록조작에 동참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구지검은 박현준을 김성현처럼 곧바로 구속하지는 않았다. 일단 박현준을 돌려보낸 뒤 불구속 상태에서 추가 조사를 실시하고 기소 여부를 최종판단할 예정이다.

검찰 측은 정례 브리핑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 구체적인 사건의 내용 등을 따져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강제 수사를 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러한 기준에서 박현준은 김성현과 차이를 보여 수사 방식을 달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현준은 작년 LG의 우완에이스로 급부상하며 장차 '제2의 임창용'으로 성장할 재목감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반짝하기도 잠시 이번 승부조작 가담 혐의로 영구 제명될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