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 여섯번은 나가야죠. 가능하면 일곱번도 하고 싶고요."

한상민(33)은 '1호' 선수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장애인 올림픽 스키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땄다.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을 통틀어 스키 종목에서 나온 한국의 첫 메달이었다. 한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를 쓰지 못하는 그는 앉아서 타는 좌식 스키와 아웃리거(보조스키가 달린 폴)로 레이스를 펼쳤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한상민은 일인자다. 29일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열린 전국 동계 장애인 체육대회 스키 회전(좌식 부문) 금메달 역시 서울 대표로 나온 그의 차지였다. "지금까지 체전에서 딴 금메달이 20개가 넘을 겁니다. 96년부터 국가대표였으니까요."

한상민은 작년 가을 또 다른 '1호'가 될 뻔했다.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 휠체어 농구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는데, 풀리그 마지막 일본전에서 1점 차이로 역전패하는 바람에 본선 티켓을 놓쳤다. 동·하계 패럴림픽에 모두 나가는 첫 한국 선수가 되는 영예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한상민이 29일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에서 열린 전국 동계 장애인 체육대회 스키 회전(좌식 부문)에서 아웃리거(보조 스키가 달린 폴)로 균형을 잡으며 기문을 통과하고 있다.

한상민은 장애인 스포츠 전업 선수의 길을 개척해 나간 '1세대'로 꼽힌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운명처럼 운동을 선택했다. 장애인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건국대 경영학과에 합격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입학을 포기하고 일산 장애인직업전문학교에 들어갔다.

"장애인은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선입관이 있잖아요. 분당에서 금세공 일을 한 1년쯤 했나…. 도저히 이 길은 아닌 것 같더군요."

한상민은 2002년 패럴림픽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스키와 휠체어 농구에 힘을 쏟았다. 덕분에 장애인으로는 드물게 '전업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2008년엔 첫 장애인 스키 민간 실업팀인 하이원의 창단 멤버로 뽑혀 2년여 동안 활약했고, 지금은 서울시 장애인 체육회 휠체어 농구 선수로 급여를 받는다. 패럴림픽 은메달 연금(월 60만원)도 나온다.

앞선 세번의 동계 패럴림픽에 태극문양을 달고 나갔던 한상민은 올여름부터 2014 소치 동계 패럴림픽 준비에 들어간다. 목표는 한국의 '1호 금메달'. 2010 밴쿠버 대회 때 메달을 놓친 게 아쉬웠다. 당시 주종목이던 대회전에서 1차 레이스 막판에 넘어지는 바람에 탈락했다.

한상민은 "외국엔 마흔 넘고도 잘 타는 선수들이 많다"며 "소치, 평창, 그다음 패럴림픽까지는 뛰고 싶다"고 말했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에 휠체어 농구 대표로 나가는 꿈도 진행형이다. '결혼 계획'을 묻자 그는 "해야죠. 여자 친구는 있어요"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