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천군 마서면과 전북 군산시 성산면 사이 금강하구둑. 최근 금강하구둑의 해수유통 문제를 둘러싸고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지도〉
1.8㎞ 길이의 제방인 금강하구둑은 1990년 정부가 농업·공업용수 공급과 홍수 예방을 위해 설치한 둑이다. 연간 3억6000만t의 민물을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군 일대에 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본래는 금강 하구에서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민물과 섞이지만 이 둑에 의해 해수 유통이 막히게 됐다. 이로 인해 담수 공급이 가능해졌지만 환경 훼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서천군에서 지속적으로 하구둑의 문제점을 제기, 군산시와 입장 차로 지자체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양측 입장 완강, 이견 못좁혀
서천의 주장은 "수질오염, 토사 퇴적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구둑에서 바닷물을 유통시켜야 한다"것이다. 반면 군산시는 "해수 유통 시 민물에 바닷물이 섞이면서 농업 및 공업 용수로 쓸 수 없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충남도와 서천군에 따르면 수질오염, 토사 퇴적, 하구 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는 하구둑 건설에 따라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핵심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서천군이 자체 조사한 결과, 금강 하구 수질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1992년 5.2㎎/L에서 2010년 7.2㎎/L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강하구둑에 갑문이 20개 있지만 금강 중심을 기준으로 모두 군산 쪽에 있다. 그나마 하구둑 관리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용수 확보를 위해 여름철 홍수 때만 배수 갑문을 열고 평소엔 닫아두고 있어 서천 쪽 금강하구와 갯벌이 파괴된다는 게 서천군의 주장이다. 또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서식하는 황복·위어·뱀장어·참게 등 어족 자원도 하구둑 조성 이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물고기 이동을 위한 어도(魚道·폭 9m)도 규모가 작아 제 기능을 못하는 만큼 서천 쪽 둑에 배수 갑문을 추가 설치, 해수를 유통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간 80만㎥에 이르는 제방 안 토사 퇴적도 문제이다. 농어촌공사는 토사 준설에 연간 200억~300억원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서천군은 "이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을 복원해 바닷물이 하구둑에서 12㎞ 거리인 한산면 신성리 갈대밭까지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전북도와 군산시는 해수유통에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금강하구에 해수가 유통될 경우 서천과 전북 김제·군산 일대 농경지 4300만㎡에 필요한 농업용수(연간 1억7700만t)와 군장국가산단의 공업용수(연간 2900만t) 공급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맞서고 있다.
◇서천군 해수유통추진협 구성
서천군은 금강하구 일대 읍·면의 농·어업인, 환경단체 및 민간단체 임원 등 총 25명으로 구성된 '금강하구 해수유통 추진협의회'를 구성, 민관 공동 대응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지난 17일 군청 상황실에서 금강하구 해수유통 추진협의회 관련모임을 갖고 추진협의회 및 집행위원회의 임원선출, 향후 활동 및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추진협의회는 다음 달 발기인대회를 갖고 관련 세미나 개최, 다큐 방송 제작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매월 회의를 갖고 해수유통 추진상황 설명회, 대정부 활동계획 의결 및 홍보, 해수유통을 위한 토론 등을 열어 공동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군산 "양 지자체 공동 대처해야"
이에 맞서 전북 군산시의회(의장 고석강)도 지난 16일 충남 서천군의 금강하구둑 해수유통 주장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해수유통 불가 입장을 재천명했다. 군산시의회는 "서천군의 하구둑 해수유통 주장에 대해 30만 군산시민과 200만 전북도민은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며 "해수가 유통되면 염분 확산으로 농·공업용수 확보가 어려워져 산업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대안 없는 해수 유통이 능사가 아니며, 금강 상류 본류 및 지천의 생활 오·폐수 유입이 수질악화의 주요 원인인 만큼 수질 개선을 위해 양 지자체가 공동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8억원을 들여 '금강하구 생태계조사와 관리체계 개선'에 대한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정부는 "해수유통 시 용수원 확보가 어렵고 대안도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용역 결과에 대해 서천군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소열 군수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무분별한 개발논리에 따라 탄생한 금강하구둑으로 강이 황폐화되고 있는 만큼 시급히 해수유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