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에서 증세(增稅)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사회당(PS)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프랑스를 떠나려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고 르 피가로가 25일 보도했다.
투자은행 라자드 프레레스 파리 지사의 자산 관리 수장 스테판 자캉은 "몇 달 전부터 대선 이후 세금 부담이 늘 것을 우려해 프랑스를 떠나고자 하는 부자들의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1000만 유로(약 151억원) 이상의 자산을 가진 이들이 이민을 고민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들 부자들은 이웃나라인 스위스와 벨기에를 선호한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모나코도 인기가 높다. 이 나라들은 프랑스에 비해 투자 소득세가 낮으면서도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는 오는 4월 대선에서 고소득자와 대기업, 금융권에 대한 증세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며 17년 만에 정권탈환을 노리고 있다. 그는 고소득층의 최고한계세율을 현행 41%에서 45%로 올리고, 대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도 축소하기로 했다. 올랑드는 각종 여론 조사에서 지난 1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의 지지율을 1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이미 해마다 프랑스 부자 1만2000여명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프랑스를 떠나고 있다. 프랑스 자동차 업체 푸조, 곡물 회사인 루이 드레퓌스의 기업가들과 가수 조니 할리데이 등 유명인들도 모국을 떠나 스위스로 거처를 옮겼다. 부자들에 대한 반감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우파인 대중운동연합이 집권한다고 해도 좌파정책을 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프랑스 부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고 르 피가로는 전했다. 프랑스 부유층이 해외 이주를 고심하는 이유로 세금 부담 외에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꼽힌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프랑스의 한 조세 전문가는 "세법이 자꾸 바뀌면 사람들은 계획을 세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