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공식 서열 2위인 김진표 원내대표의 공천문제가 20일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5월 취임 이래 이른바 '정체성 문제'로 줄곧 시달리더니 급기야 '공천 배제'문제까지 거론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20일 한 신문은 민주당 공천심사위가 김 원내대표의 공천 배제문제를 당 지도부에 공식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수도권 경선지역 예비 후보 면접 심사 대상에서 김 원내대표 지역구(경기 수원 영통)가 빠진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트위터 등에서는 이 소식이 급속히 퍼졌다. '한·미 FTA, 재벌개혁 등 진보적 정체성에 반하는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내용이었다.

백원우 공심위 간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즉각 부인했다. 그는 "김 원내대표에 대한 공천 배제문제는 논의한 적도 없다"고 했다. 한 핵심 관계자는 "시민단체 출신의 공심위원 일부가 비공식적인 자리 등에서 그런 얘기를 한 것 같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미 FTA 비준안이 처리된 작년 말부터 진보 진영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해왔다. 지난 9일 조용환 헌법재판관에 대한 선출안이 부결되면서 비판론이 가중됐다. 조국 서울대 교수, 소설가 공지영씨 등이 그를 실명으로 공격했다.

그러나 현재 당내에서는 김 원내대표를 방어하는 기류가 훨씬 강하다. 공심위 핵심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는 당의 자산이고, 공심위 분위기도 전혀 그렇지 않다"며 "김 원내대표조차 포용하지 못하는 정당이 대중 정당이냐"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야권 연대 과정에서 몇 자리라도 더 따내려는 진보 세력이 중도 개혁 성향의 상징격인 김 원내대표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결국 야권 연대가 타결되면 시비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 측은 "수도권 선거는 5% 내외로 결론이 나는데 중도 성향의 이른바 '스윙 보터(유권자 중 진보와 보수를 오가는 부동층)'를 끌어들일 사람이 누구냐"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야권 통합 추진단체 '혁신과통합'은 문재인·김두관·이해찬 등 상임 대표단 명의로 공동성명을 내고 공천과정에서 '도덕성' 기준을 지금보다 훨씬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청목회'사건의 최규식 의원, 교비 횡령 혐의로 3심을 앞둔 강성종 의원 등이 대상으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