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들이 1년간 국내에서 미국·영국·호주 대학의 교양과정과 어학교육 과정을 마치고 현지 학교에서 나머지 학사과정을 마치는 일명 '1+3 국제전형'을 앞다퉈 도입하면서 이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신, 수능 성적에 관계없이 유명 해외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소개 문구는 입시의 문턱에서 좌절한 이들에겐 꿈같은 얘기로 다가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점만 강조한 대학 측의 홍보 전략만 일방적으로 믿거나 학생과 학부모가 지나친 기대를 할 경우 나중에 실망할 수도 있다. 사실관계와 장단점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외국 대학에 진학은 했지만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학생도 상당수다. '1+3 국제 전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었다.
오해1ㅣ외국 대학이면 무조건 명문?
→연계 학교 수준 반드시 확인해야
미국 주립대들은 본교 외에 여러 개의 분교를 운영한다. 이 때문에 같은 주립대 이름을 가진 학교라도 캠퍼스별로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미국의 주(州)는 대부분 개당 면적이 우리나라의 두 배 이상이다. 본교 한 곳, 분교 한 곳을 운영하는 국내 대학도 캠퍼스별 입학 성적에 큰 차이가 있다. 마찬가지로 주 곳곳에 산재해 있는 수십 개 캠퍼스의 수준 역시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실제 진학하는 캠퍼스가 어디이고 수준이 어떠한지 따져봐야 한다.
경인교대와 연계한 미네소타 주립대(University of Minnesota·이하 'UofM')의 경우, UofM-트윈 시티 캠퍼스는 미국 300여 개 종합대학(National University) 중 68위(2012 US news 대학 순위 기준)에 올라 있는 최상위권 대학이다. 반면, 1+3 전형 입학생 중 대다수가 진학하는 UofM-크룩스톤 캠퍼스는 중서부 159개 지역 대학(Regional University·석박사 과정 없이 학부 과정만 운영하는 대학) 중 53위로 같은 UofM 계열이지만 격차가 상당하다. 두 캠퍼스는 지리상으로도 200㎞ 이상 떨어져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1+3 전형을 찾는 학생 대부분이 내신 3·4등급 선이며 낮게는 5·6등급도 있다. 이 성적으로 1년 만에 최상위권 해외 대학에 입학한다는 생각 자체가 지나친 욕심이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잘 모르는 학생과 학부모는 최상위 캠퍼스만을 생각하고 꿈에 부풀다가 현실을 깨닫곤 실망한다"며 "대다수 학생이 진학하는 캠퍼스의 경우 졸업장을 간판으로 삼기엔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텍사스대-오스틴(미국 종합대학 45위)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동후(36)씨는 "경제난으로 최상위 대학을 나와도 현지 직장을 잡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국내 취업에서도 단순히 미국에서 대학 나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학부 수준이 낮다면 재학 중 최대한 성적을 끌어올려 상위권 대학원에 진학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해2ㅣ명문대 진학은 '그림의 떡'?
→철저한 준비 거치면 '역전'도 가능
1+3 전형으로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치밀한 정보 분석 과정을 거쳐야 하고, 1년간의 커리큘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야 한다. 서강대-UK 대학교 과정을 통해 오는 9월 QS 세계 대학 순위 72위의 영국 셰필드대 심리학과에 입학한 안윤수(21)양은 올해 맨체스터대(29위)와 런던대-퀸매리(172위) 심리학과에서도 모두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SAT와 토플 등을 준비해야 하는 기존의 유학 준비 과정에 비해 1+3 전형이 쉬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수험생 못지않은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한다. 안양은 "기숙학원에서 재수해 수능 성적을 영역별 1·2등급으로 끌어올렸지만 내신(3등급)이 낮아 고민하던 중 1+3 전형을 선택했다. 1년간 국내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빡빡한 수업 일정과 과제를 수행하느라 재수할 때보다 더 바쁘게 지냈다. '입학만 하면 해외 대학에 갈 수 있는 게 1+3 전형'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2 과정을 통해 호주 뉴캐슬대(세계 대학 순위 127위)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정영훈(27)씨는 지난해 LG전자에 입사해 해외마케팅 전략기획팀에 근무하고 있다. 대구 계명대에 다니다 군 제대 후 유학을 선택한 그는 "충분한 준비와 확실한 목표가 있다면 성공할 수 있지만 도피성으로 국제 전형을 선택했다가 졸업하지 못한 경우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오해3ㅣ첫 1년은 대충 해도 된다?
→과정 못 마치거나 방향 틀면 '낭패'
1+3 전형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진학률과 중도 이탈률, 졸업률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학교별로 중도 이탈률이 60%가 넘는 곳이 있는가 하면, 90% 이상 진학률을 기록하는 곳도 있기 때문. 국내 1년 과정의 대부분이 영어 수업과 현지 학교의 교양과목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도중에 방향을 바꿀 경우 유학과 국내 대학 진학 모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국내 과정 수료 중엔 해당 대학 소속이 아니라 (1+3 과정을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이나 전산원 등 국내 대학 부설 기관 소속, 혹은 현지 대학의 조건부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과정을 이수하지 못할 경우 학적상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현지 학교 입학 후 관리 시스템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