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노무현'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2008년 총선을 앞두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한 지 4년 만이다. 그는 이날 입당 기자회견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맞이해 민주진보진영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입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입당으로 친노(親盧)세력에는 더욱 무게감이 실렸고, 당내 대권후보군도 비로소 모두 링 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입당=대권 포석 놓기?
김 지사가 연말 대선과 연결되는 4·11 총선을 앞둔 현 시점에 입당한 것은, 그의 얘기와는 무관하게 대권 행보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지역 현안이 많아 교과서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도정(道政)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대선에 거리를 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그가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하고 있다는 움직임이 여럿 포착되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그와 가까운 PK(부산·경남) 지역 인사에게 "무소속으로는 대선 도전에 한계가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와 가까운 이강철 전 정무특보도 최근 서울 모처에 사무실을 내고 '김두관 대통령'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미 대선 캠프를 꾸려 사람들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지사는 눈앞의 선거를 외면한 적이 없는 승부사다. 경남지사 전까지 공직 선거와 당내 선거에 모두 출마해왔다.
2010년 '무소속 야권연대'를 내걸고 경남지사에 당선돼 임기 중 당적을 갖지 않고 도정에 전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때문에 김 지사를 차차기(2017년)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하는 시각이 많았다. 무소속 광역단체장으로 체급을 키운 후에 중앙 정치무대에 복귀할 것이란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2017년은 '486 춘추전국'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노무현의 적자'인 안희정·이광재 등이 나설 가능성이 크고, 여권에서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새누리당 의원 등이 버티고 있다. 김 지사 입장에서는 2017년보다는 2012년이 더 매력적이고, 때문에 지역의 강한 비판 여론을 감수하고도 입당을 강행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의 대체재? 경쟁자?
김 지사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총선 결과를 보고 대선 출마 여부를 고려해보겠다"고 했다. '총선 결과'라는 것은 친노의 대선후보로 꼽히는 문재인 상임고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문 고문이 부산 사상에서 당선되면서 PK지역의 총선 승리를 이끌면 대권주자로서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는 친노 진영에 갑작스러운 '후보 공백' 상태가 올 수 있는데, 이때 김 지사가 대체재가 될 수 있다.
문 고문의 완주 여부와 관계없이 김 지사도 곧장 대선레이스에서 뛸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고문 외에 다른 대선 주자를 예비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 텃밭인 호남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부산 정권'에 대한 거부감이 남아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김 지사 캠프 관계자는 "김 지사는 민중당에서 시작해 조금씩 오른쪽으로 왔다. 이제 중도를 대변할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말을 인용, "약무호남 시무민주주의"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