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174석)들을 팔로하고 있는 팔로어 수를 다 합쳐서 100만을 갓 넘긴 것이 지난 2월 1일입니다. 그런데 소설가 이외수씨 한 사람을 따르는 팔로어가 119만명입니다. 새누리당 의원 팔로어 전체를 다 합쳐도 이외수씨 한 사람에 못 미치는 거죠. 게다가 새누리당 의원 팔로어들은 서로 중첩돼 있습니다. A 의원을 팔로하는 사람이 B 의원이나 C 의원을 팔로하고, B 의원이나 C 의원을 팔로하는 사람은 다시 A 의원이나 D 의원을 팔로하는 식입니다. 그러니까 순수 팔로어는 100만명에 훨씬 못 미친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에서 여당은 야당의 상대조차 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새누리당(한나라당의 새 이름) 디지털정당위원장을 지낸 김우석(45)씨는 2월 9일 주간조선과 만나 SNS 공간의 현실을 냉철하게 지적했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는 지난해 10·26 재보궐선거 때 한나라당 선대위 온라인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SNS는 우세한 가치가 시장 독식"
"야권에는 쟁쟁한 인사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통합진보당(7석) 유시민 공동대표 39만명,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33만명,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19만명, 문재인 민주통합당(89석) 상임고문이 15만4000명의 팔로어를 갖고 있습니다. 여기에 야권과 호흡을 함께하는 연예인 김제동씨 74만명, 소설가 공지영씨 36만명, 조국 교수 24만9000명 등 막강한 파워 트위터리언들이 야권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새누리당은 16만9000명을 가진 박근혜 위원장을 제외하면, 나경원 의원 7만명, 진성호 의원 6만명, 홍정욱 의원 5만명에 불과합니다. 새누리당에서 'SNS 소통을 잘한다'는 평을 받는 정옥임 의원조차 1만6000명밖에 안 됩니다. 최근 활발하게 SNS 활동을 펴고 있는 강용석 의원의 경우에도 팔로어가 2만5000명에 불과하죠."

새누리당이 SNS 공간에서 현격하게 열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정치 현장에서 ‘온라인’을 담당하며 ‘소통’의 문제를 직접 체험한 김 전 위원장은 그 이유를 이렇게 분석했다. “SNS는 상품이 아니라 가치에 따라 좌우되는 시장입니다. 상품의 경우엔 시장의 일부분만 점유해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치의 경우엔 이야기가 다릅니다. SNS는 우세한 가치가 전체 시장을 독식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상품을 광고하듯 시장에 접근하면 반드시 한계에 직면하게 됩니다.”김 전 위원장은 “SNS는 선과 악의 구도가 명확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SNS 공간에서는 ‘나와 가치를 함께하는 존재=선(善)’으로 분류되고, ‘함께하지 않는 존재=악(惡)’으로 분류됩니다. 여기서 ‘가치를 같이하는 사람=내편=선’이 되고, ‘가치를 달리하는 사람=상대편=악’이 되는 구도죠. 이 같은 이분법적 공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입니다.”

김 전 위원장은 “SNS의 본질은 사람과 콘텐츠”라며 말을 이었다. “SNS 공간에서 선으로 인식되느냐 악으로 인식되느냐 하는 문제는 진정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성은 소통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지만, 트위터에서의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그런 점에서 새누리당이 공천 기준으로 활용하는 ‘SNS 지수’는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공천 반영 SNS 지수, 얼마든지 조절 가능"
"SNS 지수의 기준으로 삼는 요소는 팔로잉(following), 팔로어(follower), 리트윗(RT), 트윗 수, 그리고 리스트의 5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5가지는 인위적으로 늘릴 수가 있어요. 그래서 이 5가지를 기준으로 하면 객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김 전 위원장은 "트위터 팔로어 5000명 정도는 한두 달 안에 손쉽게 늘릴 수 있다"고 했다. "트위터에는 '맞팔률'이란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팔로해주면, 나도 그 사람을 맞상대해 같이 팔로하는 비율'을 말하는 겁니다. 그 사람에게 내가 먼저 팔로를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그 사람도 나를 팔로해주겠죠? 이런 사람을 찾아 먼저 팔로를 하는 겁니다. 그런데 트위터에는 '맞팔률 98% 이상'을 유지하는 사용자들이 2300명가량 됩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들에게 먼저 팔로를 하면 순식간에 팔로어를 2300명대로 늘릴 수 있는 거죠."

그는 “리트윗을 늘리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했다. “엽기적인 장면이나 눈길 끄는 사진 한 장을 올려 놓으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리트윗이 퍼져 나갑니다. 더군다나 트위터에선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아이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음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를 여러 개 갖고 있다고 가정해 보시죠. 자기가 올린 글을 자기 자신 또는 가까운 주변인이 얼마든지 퍼 나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SNS 공간도 현실… 진정성 보여야"
김 전 위원장은 "SNS 공간에서 계량화된 수치는 별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스타급의 주목을 받는다 해도 활동하지 않으면 '소통'은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소통을 위해서는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글만 남겨 두고 '읽어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곤란합니다. 한 인격체로서 팔로어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이렇게 하는 의원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변화를 원하는 세력의 아픔을 어루만져주지 못하고 '그게 아니야'라고 윽박질러 왔습니다. 지표를 보여주면서 '그게 아니야'라고 주장해 왔죠. 그래서 반발이 생겼지만 그 반발조차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SNS 역시 현실”이라고 했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긴 하지만 엄연한 현실의 반영”이란 것이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누군가가 글을 올렸다가 공격받으면, 적극적으로 그 사람을 도와줘야 합니다. 그가 필요로 하는 정확한 정보를 주고, 논리를 제공해주고, 필요하면 만나서 위로해주고 보상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에는 그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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