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목동 지역 학부모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초·중등 영어 전문 포티언어학원은 단연 화제다. "소수 정예제라 아이들 관리가 꼼꼼하고 선생님과 상담하기 편하다"라거나 "일단 학원에 들어가면 나올 때까지 영어만 사용하게 해 말하기 능력이 많이 늘었다"는 글이 줄을 잇는다. 비결을 묻자 권세진 원장은 "상식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은 잘못된 영어 공부 방법을 바로잡으려 노력했다"며 "초반에는 포티언만의 교육 방식을 낯설어하는 학부모님들과 마찰도 많았다"라며 웃었다. 상식처럼 알려진 잘못된 영어 공부 방법? 그는 "초·중등 영어는 무조건 재미있게 가르쳐야 한다는 이야기부터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초·중등 영어교육에서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 세 가지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귀가 먼저 뚫려야 말문도 트인다?
권 원장은 10여 년 전부터 읽기·듣기 위주의 영어 수업 방식에 반기를 들었다. "어렸을 때 호주에 이민을 갔기 때문에 영어는 제게 모국어나 다름없어요. 1998년에 한국에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 어려운 단어는 술술 외우면서도 막상 그 단어들을 모아 문장을 만들지도,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이건 아니다 싶었죠."
초등학교 입학생이 말하기·듣기·쓰기·읽기를 고루 배우면서 우리말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듯, 영어도 네 가지 언어활동의 균형이 중요하다. 권 원장은 "원서를 읽고 미국 드라마 속 대사를 들으며 재미있게 영어를 배우던 학생들이 막상 외국인을 만나거나 영어 에세이를 써보라고 하면 얼어붙기 일쑤"라며 "처음부터 읽기와 쓰기, 듣기와 말하기를 같이하는 습관이 들면 영어가 겁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말하기·쓰기 평가가 포함된 NEAT(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가 등장하며 영어 교육 패러다임도 바뀌는 추세죠. 급조된 프로그램과 10여 년 전부터 다져 온 포티언의 노하우는 질적으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권 원장은 자신있게 말했다.
◇美교과서 사용하면 체계적 학습 가능하다?
중3보다 영어가 유창한 초1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많은 학원들은 수강생을 나이와 상관없이 '레벨'로 나눠 가르친다. 권 원장은 이 관례도 깨버렸다. "초등학교 2학년과 5학년 학생이 비슷한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한다고 해도 이해력 측면에서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어요. 포티언은 학생의 수준과 학년을 동시에 고려해 반을 편성합니다." 대신 한 반은 일곱 명을 넘지 않는 철저한 소수정예로 운영해 뒤지는 학생이 없도록 배려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사교육 시장에는 미국 현지 교과서를 사용한 몰입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권 원장은 "시간 대비 능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교과서는) 물론 훌륭한 교재죠. 하지만 학교에서 하루 종일 공부하는 데 쓰라고 만든 책을 일주일에 몇 번, 그것도 한두 시간 봐서 무슨 효과가 있겠어요?" 포티언은 미국 교과서에서 좋은 지문만을 발췌해 사용한다. 네 가지 언어활동을 고루 연마해야 할 학생들이 교과서를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숙제를 많이 내줘야 집에서도 공부한다?
학부모는 숙제 많이 내주는 학원을 선호한다. 집에서 TV를 보거나 게임 할 시간에 한 자라도 더 보면 아이의 실력이 쑥쑥 자란다고 믿는다. 포티언도 숙제가 많다. 다만 집에서 하는 '홈워크(homework)'가 아니라 학원에서 끝마치고 가야 하는 게 다르다. 권 원장은 강사 생활을 하면서 아이들 숙제가 고스란히 부모님 몫이 되거나 한번 혼날 걸 각오하고 아예 해오지 않는 경우를 수없이 봤다. 그래서 어렵고 힘들어도 아이들이 제 책임을 다하도록 수업 후 숙제 시간을 따로 마련했다. 그는 "오늘은 좀 봐주면 안 되냐고 항의하는 학부모님도 있다(웃음)"면서 "포티언은 아이들이 쉽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원하는 목표는 꼭 달성한다"고 덧붙였다.
그날 수업을 따라가지 못한 학생은 '나머지 공부'가 의무다. 5년째 권 원장과 함께 하는 문승민(정목초 4년)·문승선(정목초 2년) 형제는 이 보충수업 덕에 영어에 자신감이 붙었다. 형제는 "다른 학원에선 딴짓해도 별 일이 없지만 포티언은 이해할 때까지 집에 안 보내 어쩔 수 없이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는 버릇이 들어 이제는 다른 과목 성적까지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피드백이 지나쳐 영어에 질려버린 학생은 없을까? 권 원장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힘든 것과 지겨운 건 다릅니다. 해도 해도 제자리걸음일 때 지겹죠. 힘들지만 실력이 느는 게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질릴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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