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부터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MBA)에 국내 대학 최초로 수강 신청 경매 제도가 도입된다.

학생들에게 일종의 가상(假想) 화폐를 지급하고 수강을 원하는 강좌에 입찰액을 제출하게 한 뒤, 최고 입찰자 순으로 수강 정원을 채우는 것이다. 미국의 예일, 스탠퍼드, 시카고, MIT 등 해외 명문 MBA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국내 대부분 대학은 '선착순'으로 수강 정원을 채웠다. 수강 신청 기간에 학교 전산망을 통해 해당 강좌를 신청하는 순서대로 수강이 결정됐다.

경영대 관계자는 "기존 방식에서는 수강 여부가 '누가 먼저 전산망에 접속하느냐' '누가 인터넷 속도가 빠르냐'에 따라 결정돼 학생들의 수업에 대한 선호도가 잘 반영되지 않았다"며 "경매 제도에서는 학생들이 원하는 강좌에 많은 금액을 제시하는 방식을 통해 학생들이 듣고 싶은 강좌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대 MBA 측은 13일 "3월 학기부터 일부 MBA 과정에 수강 신청 경매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 원리를 수강 신청에 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인 와튼 스쿨에선 학생들이 입학과 동시에 5000포인트를 받은 뒤, 이를 듣고 싶은 과목에 투자(입력)하는 형식으로 수강 신청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