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세가 기울면서 검토하던 한국기사들은 하나같이 아쉬움 섞인 탄식을 쏟아냈다. 조한승 九단은 "승패를 점치기 힘든 진행에서 갑자기 기울어졌다"고 했고, 최철한 九단은 "막판 중원에서 쉽게 살 수 있었는데 이상기류를 탔다"며 안타까워했다. 독설가로 유명한 서봉수 九단은 "이창호가 갑자기 혼미해진 것 같다. 나이 37세에 벌써…"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 대마가 살았으면 이길 수도 있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분석이었다.
○…승리 후 장웨이지에 五단은 "어릴 때부터 우상이던 이창호 九단을 이겨 기쁘다. 워낙 대단한 존재여서 부담없이 편하게 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기뻐했다. "본선 첫 판서 조한승에게 반집을 이기는 등 한국 기사들에게 연승 중인 것도 행운 덕분"이라고도 했다. 이창호 九단은 약 10분간 복기를 나눈 뒤 쓸쓸히 사라졌다.
○…오후 3시부터 한국기원 2층에서 실시된 공개 해설도 성황. 박정상·윤지희 콤비는 재치있는 해설외에도 중간 중간 '퀴즈'와 함께 상품을 시상해 갈채가 쏟아졌다. 세계대회 결승전 현장 공개 해설은 중국에선 상례화돼 있으나 국내에선 오래전 자취를 감췄고, LG배에선 처음 열렸다. 현장을 둘러보던 모 프로기사는 "마치 중국에 온 것 같다"며 들뜬 표정.
○…작년까지 15년간의 LG배서 결승 3번기(2006년 제10회대회 이전엔 5번기) 중 첫 판을 이긴 쪽의 우승 횟수는 9회로 전체의 60%에 불과한 비율이다. 1국을 승리해도 우승을 자신할 수 없었다는 얘기가 되는 셈. 이창호는 2004년 8회 때와 2001년 5회 때 각각 목진석과 이세돌에게 선제점을 내주고도 역전 우승한 전례가 있다.
○…결승 1국은 한국 랭킹 1위 이세돌 九단이 바둑TV 해설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오전반'인 박정상 九단으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아 오후 2시부터 최유진양과 콤비를 이뤄 치밀한 해설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것.
바둑TV 임진영 팀장은 "이세돌 사범은 평소 방송 출연에 인색한 편인데 대국자가 이창호 九단일 경우엔 다르다. 이번에도 이 九단 바둑이라니까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