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정봉주법(法)'은 정봉주 전 의원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수감된 지 2주 만인 지난달 9일, 민주통합당 박영선 최고위원과 16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말한다. 이 개정안에는 곳곳에 불합리한 내용이 포함돼 있고 소급입법이란 문제점까지 안고 있다.
①허위사실 유포 극성부릴 것
공직선거법 250조 1항과 2항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와 배우자, 직계 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대해 허위 사실을 퍼트릴 경우' 허위사실 유포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봉주법은 여기에 '허위임을 알고도 후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추가하도록 했다. 거짓임을 모르고 비방하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하고, 그 입증 책임을 검사에 지우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은 "선거에서는 진실의 추구가 중요하기 때문에 증거가 충분하지 않더라도 의혹 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검증이 철저히 이루어지도록 해서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만약 이대로 개정되면 선거전은 허위비방 천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이다. 나중에 고소를 당하더라도 '허위라는 사실을 알고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을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②허위비방 처벌하기 극히 어려워져
정봉주법은 또 '공표 내용이 진실한 것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공공이익을 주된 목적으로 하거나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 형성에 기여하는 경우 처벌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민주당은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입을 다물라'는 것은 모든 권력비리에 관해 침묵하라는 것과 같다"고 민주당은 주장한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법조계 내에서 의견이 갈린다. 선거에 나선 사람에 관한 문제는 '공적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는 검증 강화라는 관점에서 타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규정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무엇이 죄가 되고 무엇이 죄가 되지 않는지를 판단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결국 허위사실 공표가 훨씬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③소급입법 문제
정봉주법은 '종전 규정에 따라 확정판결을 받은 자는 형(刑)의 집행을 면제한다'는 부칙을 추가하고 있다. 결국 정봉주 전 의원이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의 BBK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고 '공적 관심'에 관한 내용이므로, 정 전 의원은 법이 통과되는 즉시 석방되게 된다. 새로 만든 법에 부칙을 넣어 기존 법에 따라 처벌된 사람의 형이 면제되는 것이다. 전형적인 소급입법이라는 논란을 부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