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아사드(46) 시리아 대통령의 부인인 아스마 알아사드(36)는 한때 '시리아의 다이애나'로 불렸다. 세련된 매너와 화려한 미모, 인도주의와 자선 활동에 매진하고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활동이 영국의 다이애나 전 왕세자빈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작년 3월부터 남편이 반정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하자 국제사회는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인물로 아스마에게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아스마는 침묵했다. 지난달 29일에는 반군의 진격을 피해 세 자녀와 함께 해외 도피를 시도하다 실패했다.
아스마가 7일 영국 더타임스에 이메일을 보내며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후 11개월간 고수해 온 침묵을 깼다. 아스마는 "(남편인) 알아사드는 시리아의 대통령이지 시리아 내 한 파벌의 대통령이 아니다. 나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시리아의 대통령 역할을 수행하는 남편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남편의 유혈 진압을 옹호한 것이다. 아스마는 또 "퍼스트레이디로서 가장 바쁘게 하는 일은 다양한 자선사업을 지원하고 필요할 경우 대통령도 돕는 것"이라며 "시리아 폭력 사태의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야권, 아스마 침묵 비판
아스마의 이메일은 그동안 그녀의 침묵에 가뜩이나 화난 시리아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메일 공개 시점이 지난 4일 유엔 안보리의 시리아 규탄 결의안이 중국·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되고, 시리아 정부군이 6일 홈스 등 반정부 거점 도시들을 맹폭격해 100여명이 숨진 직후라는 점에서 그렇다.
한편에서는 아스마가 강요에 의해 이메일을 썼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아스마는 영국에서 태어나 명문 킹스칼리지에서 컴퓨터공학과 프랑스문학을 전공했다. 1992년 런던에서 안과학 박사과정을 밟던 바샤르를 처음 만나 2001년 결혼할 때도 "시리아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며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소박한 결혼식을 올렸다. 퍼스트레이디가 된 후에는 일부 국제행사에서 "시리아를 알려야 한다"며 전통이 가미된 화려한 의상을 입어 '사막의 장미'라는 별명도 얻었다. 게다가 반군의 거점이 된 홈스는 아버지의 고향이다. 1년 전까지만 해도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고 말하고 다녔던 아스마가 아버지의 고향이 폭격을 당했는데도 과연 그런 글을 언론사에 보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英·佛·伊, 시리아 주재 대사 소환
한편 시리아 규탄 결의안에 반대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분노는 확산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6일 양국 각료회담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중·러의 비인도적 행위를 수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요르단 최대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은 중국과 러시아제 상품 불매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시민혁명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린 리비아 국민들은 6~7일 트리폴리 주재 중·러 대사관을 습격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이 7일 시리아 주재 대사관을 폐쇄키로 했다.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과 사우디 등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도 시리아 주재 대사 소환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