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4·11 총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매듭지었다. 앞으로 관심은 두 당의 공천 방향이다. 공천은 각 정당이 유권자 앞에 자기 당을 대표하는 후보 면면을 선보이는 정당 최고의 인사(人事)다. 두 당은 공천 인사를 통해 각자 나라를 끌고갈 방향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새누리당은 공천심사위원 10명 중 7명을 외부 인사로 채웠다. 밖의 칼로 안의 환부(患部)를 도려내겠다는 뜻이다. 공천 실무 책임자인 권영세 사무총장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이 분) 2004년 당 위기 때는 (총선을 앞두고) 많은 분이 용퇴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없지 않은가 생각한다"면서 "중진이든 아니든 책임져야 할 분은 물러나는 게 옳지 않으냐"고 했다. 현 정권 실정(失政) 책임자들보고 칼질당하기 앞서 알아서 먼저 물러나라는 말이다.
권 총장이 언급한 2004년엔 중진 28명이 구시대 사람들은 물러서자며 자진해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새누리당에서 지금까지 용퇴 의사를 밝힌 의원은 8명뿐이다. 새누리당 분위기가 8년 전과 판이한 건 그땐 없던 친이, 친박 같은 계파 문제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 장애물을 걷어내려면 친박이 앞장서 용퇴의 물꼬를 터야 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부터 자기희생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박 위원장은 그 토대 위에서 개명(改名)까지 한 새누리당의 새 정체성을 보여줄 각계 인재 확보에 나서야 한다.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는 외부 인사 8명 대부분이 한쪽 성향이다. 반핵(反核) 평화운동을 하며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해온 이를 포함해 모두 진보 쪽에서 일해온 학자, 시인, 여성운동가뿐이다. 궁금한 건 앞으로 공천도 이렇게 한쪽 성향으로만 갈 것인가이다.
민주통합당에선 한미 FTA 찬성자는 공천에서 아예 배제한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과거 정권에서 한미 FTA를 추진했던 정치인이 "그땐 몰라서 그랬다"며 줄줄이 반성문을 쓰는 광경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분위기도 비슷하게 돌아간다.
요즘은 나꼼수 같은 방송이 큰소리치며 야당의 방향까지 좌지우지하려는 세상이다. 사회 풍조도 진실이야 어떻든 한발이라도 더 극단으로 가는 쪽을 선명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야당으로선 당장은 그런 세력에 올라타는 것이 편할 수 있으나 그건 모험주의다. 그런 극단 세력에 편승하려다 거꾸로 그들을 상전으로 모시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국정은 어떻게 될 것인가도 함께 생각해보는 것이 책임 있는 수권(受權) 정당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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