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그래픽 아티스트인 데이비드 최(35·사진)씨는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멘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사무실에 벽화를 그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페이스북'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이미지를 생각하다가 얼굴이 서로 엉키고 합성되는 그림을 벽에 그렸다. 그가 청소년 때부터 즐겼던 그라피티(낙서) 스타일의 벽화를 완성하자 페이스북 담당 직원이 물었다. "답례로 몇천달러 정도의 현금을 드릴 수도 있고 스톡옵션을 선택하셔도 됩니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최씨는 "주식을 달라"고 답했다.

페이스북이 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접수한 기업공개(IPO) 서류에 최씨는 '자문(adviser)'으로 등록돼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페이스북 전직 직원의 말을 인용, 최씨가 7년 전 선택으로 페이스북 주식 0.1~0.25%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페이스북의 기업 가치가 월가(街) 전문가들의 분석대로 약 1000억달러(약 112조원)로 평가될 경우 최씨가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최대 2억5000만달러에 달하게 된다. NYT는 최씨의 그림이 현존 작가 중 가장 비싼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가격(약 2억달러)을 결과적으로 뛰어넘게 됐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그림 요청을 받기 전까지 최씨는 페이스북이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로스앤젤레스의 한국인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최씨는 청소년기 자전거를 훔치고 벽에 낙서를 하던 반항아였지만 이후 성공적인 예술가로 성장했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4만달러어치의 술을 찍은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한편 록 그룹 U2의 리더인 보노가 소유한 벤처 캐피털 회사 '엘리베이션 파트너스'도 페이스북 상장으로 큰돈을 벌게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2009년 페이스북 주식 약 9000만달러어치를 구입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보노가 당시 투자로 10억달러어치의 페이스북 상장 주식을 갖게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냅스터 창업자로 페이스북이 시작될 때 투자했던 션 파커는 페이스북 지분 4%를 보유해 상장 후 약 40억달러의 주식을 소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