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일 한나라당의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새롭다는 '새'와 나라보다 큰 의미를 지닌 '누리'를 결합한 것으로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을 뜻한다고 한다. 새 당 이름은 오는 13일 전당대회 수임기구인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정당의 이름은 그 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정체성을 담는다. 야당인 민주통합당 뿌리라 할 수 있는 정당들도 이름을 여러 차례 바꿨지만 통합민주당·새천년민주당 같이 되도록 당명 속에 '민주'라는 단어를 포함시켰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민주화를 위해 싸운다는 정체성을 간판으로 내세우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름이 아무리 바뀌어도 '민주당'으로 불려 왔다. 반면 지금의 여당은 민주정의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바꿔 오면서, 당명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발전해 온 대한민국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정신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새누리당'이라는 새 당명도 마찬가지다. 이 당명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앞세우는 보수 정당이라는 냄새도 맡기 어렵다. 새 당헌(黨憲) 속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아예 빼고 싶어 했던 한나라당 심리의 연장선상에서 작명(作名)한 듯한 느낌이다. 올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표를 얻으려면 되도록 보수라는 가치를 등 뒤로 숨기는 게 낫다는 요즘 한나라당 내부 분위기 때문인지 모른다.
한나라당은 이날 친박(親朴)연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미래희망연대와의 합당을 의결했다. 친박연대는 2008년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 공천에서 무더기로 탈락한 친박계 후보들이 '박근혜와 친하다'는 정체성 하나를 깃발 삼아 급조됐던 기형적인 정당이다. 그 정당이 4년 만에 박근혜 위원장 품 안이라는 제자리를 찾았다.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불화(不和)의 상징이었던 친박 미니 정당을 합치고, 간판도 '새누리당'으로 바꾸면서 완전한 '박근혜 정당'으로 탈바꿈했다. 한나라당의 변화가 여기서 멈춰 버리면 새누리당은 박근혜라는 한 개인의 12월 대선 승리를 위한 사당(私黨)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런 식으론 12월 대선 승리도 기약할 수 없을뿐더러, 언제 또 해체의 운명을 맞을지 모르는 시한부(時限附) 정당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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