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뉴타운 사업 취소에 따른 '매몰비용'(사업을 추진하면서 들인 비용) 지원 요구에 대해 정부가 수용불가 입장을 정리했다. 정부는 법적 근거도 없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국토해양부는 1일 "뉴타운 사업은 토지 등의 소유자가 조합을 구성해 추진하는 민간사업으로 개발이익이 민간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중단된다고 해서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사업이 취소된 뉴타운에 대한 피해 보상을 함께 하자는 제의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국토부 박상우 주택토지실장은 "만일 사업 비용을 지원해준다면 다른 유형의 민간개발 사업에서도 지원 요구가 쇄도할 것"이라며 "사업 인허가권자인 지자체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민간 주도로 추진한 도시개발이나 아파트 사업이 취소됐다고 해서 정부 재정을 지원한 선례도 찾아볼 수 없다.

정부는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도 문제가 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11월부터 주민의견 조사를 벌여 사업반대가 심한 뉴타운 구역 14곳을 지정 해제했다. 박 실장은 "전국적으로 뉴타운 사업장이 700곳을 넘는다"면서 "취소되는 사업장을 모두 지원하려면 수천억원이 필요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정부는 서울시가 갑자기 매몰비용 지원을 요구하는 나선 배경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 실장은 "(매몰비용 지원은) 작년 말 국회에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하면서 이미 결론이 났던 사안"이라며 "서울시도 당시 여야 합의로 지자체가 부담하기로 결정된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개정된 도정법에는 2년간 한시적으로 뉴타운·정비사업이 취소될 경우 추진위원회가 쓴 비용 일부를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매몰비용 지원 근거를 만들어 달라는 서울시 요구에 대해서도 다른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이유를 들어 수용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추진위원회에 들어간 비용은 적다고 지원해주고 조합에 들어간 비용은 많다고 지원해주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정부는 지자체에만 매몰비용을 부담해주라 할 게 아니라 관련법을 개정해 국고 부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