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훈고등학교(교장 이경복·서울 영등포구 신길동)는 '잘 가르치는 학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11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바탕으로 학교의 학생 성적 향상 기여도를 평가한 결과, 장훈고는 서울시 최우수 고교로 선정됐다. 장훈고 학생들은 지난해 6월 시행된 고1 대상 전국연합학력평가에서 중학교 내신 성적에 비해 1등급은 국어 1.4배·수학 2.1배·영어 1.6배, 2등급은 국어 1.4배·수학 1.9배·영어 1.3배가 각각 향상됐다.

이경복 교장은 "우리 학교의 관심사는 '우수 학생을 어떻게 유치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학생이든 잘 가르쳐 우수 학생으로 만든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① 토론반 학생들이 ‘성형수술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② 시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인터넷 강의실. ③ 지난해 여름, 40여명의 학생들이 충남 청양군 등에서 농촌 체험 봉사활동을 했다. ④ 장훈고 합창반이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뽐내고 있다.

◇'교사 수업 실명제'로 맞춤형 교육 실시

잘 가르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하는 건 학생 수준의 정확한 파악이다. 장훈고는 학력인증제를 도입해 자체적으로 영어, 수학 교사가 문제를 출제하고 시험을 치러 결과에 따라 급수(1~5급)를 매긴다. 평가는 학생의 실력을 수시로 가늠할 수 있도록 연간 4회 실시하며, 인증서를 발급해 대입 수시전형에서 학업 향상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학업 능력을 파악한 후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주요 교과 수업을 5단계로 세분화해 수업하며, 사이사이 수준별 심화수업과 보충수업을 적절히 활용한다. '부진 교과 재이수제'는 교과별 교사가 평가 기준에 이르지 못한 학생들의 성적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제도. 방학 중엔 수학이나 영어 내신 성적이 8~9등급인 재이수 대상 학생들을 위해 캠프를 실시한다. 수강생은 반별 15명 이하로 구성되며 보름간 기초를 닦게 된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수준별 동아리로 묶어 심화학습을 시킨다.

'교사 수업 실명제'를 실시해 지도 학생에 대한 교사의 책임을 강화한 것도 성적 향상의 비결이다. 교사 수업 실명제란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의 면면을 기재해 교사의 책임을 강화한 제도를 말한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정기고사나 학력평가 결과를 분석해 성적이 떨어지거나 학습이 부진한 학생이 있을 경우 면담이나 1대 1 지도를 실시한다. 또한 매월 학생과 교장, 교감, 교과 교사가 만나 수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토론을 펼친다.

◇공부방 등 자기주도 학습 돕는 시설 완비

학업 성취도를 높이려면 잘 가르치는 것 못지않게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장훈고엔 365일(평일 오후 11시까지, 공휴일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는 570석 규모의 공부방 '서훈관'이 있다. 개인 독서대, 복사실, 공기청정기 등 최적의 환경을 갖춘 시설이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는 3실 110석 규모의 강의실도 마련돼 있다. 이곳의 출결 현황은 실시간으로 홈페이지에 게시돼 학부모가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서훈관 옆엔 교과 교사가 상주하며 학생을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멘토실'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 학생은 질문할 내용이 있으면 정해진 양식의 질문지를 이용해 질문 내용을 스스로 정리한다. 질문지는 입시에서 자기주도 학습 증빙 서류로 활용할 수 있어 효과적이다. 멘토 교사들은 교과 지도뿐 아니라 학습계획서 작성도 돕는다. 학생이 주간 단위로 계획을 세우면 담임 교사가 수정·보완해 계획적으로 자기주도 학습이 이뤄지도록 한다.

상위권 학생들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기숙사도 운영한다. 내신 성적에 따라 최종 선발된 입사생에겐 교과 교사와 외부 강사 초청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진로·적성 발견 돕는 다양한 체험 활동도

장훈고는 재학생 스스로 진로를 찾고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매년 '진로의 날'엔 학생의 의견을 수렴해 관심있는 직업을 선정하고 현장을 찾아가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작년엔 29개 현장에서 체험활동이 진행됐다.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기 위한 국·내외 문화체험활동도 다양한 편이다. 지난 여름방학 땐 관내 구청의 협조로 3박 4일 일정의 농촌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교사와 학생은 물론, 학부모도 봉사에 동참해 자연스레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일본문화 기행반은 5박 6일간 일본 북규슈 지역을 탐방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학교 축제는 당일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학년별 체육 리그전과 연주회로 운영된다. 학생끼리 팀을 구성해 노래를 개사하고 율동을 맞춰 참여하는 합창대회는 특히 인기 만점. 일부 학생은 대회 준비 과정에서 자신의 끼를 발견하고 합창반에 가입하기도 한다. 실제로 장훈고 합창반은 각종 교내외 행사나 대회에 정기적으로 출전해 체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경복 교장은 장훈고에 대해 "글로벌 시대에 맞는 '실력인' '예절인' '건강인'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라며 "자신의 꿈을 키우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꼭 한 번 문을 두드리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