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 요즘 TV의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유행어이다. 강렬한 두괄식 부정(否定) 이후 쏟아지는 속사포 같은 야유를 듣고 있노라면 한 주의 피곤이 사라진다. 되는 일이 별로 없는 세상에서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만한 설명을 덧붙이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항변해주니 묘한 카타르시즘까지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부정의 마력'에 빠져들고 있다. 이렇게 부정적 표현이 인기를 끄는 현상은 우리가 마주하는 냉혹한 경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의 재정위기국은 물론, 프랑스 같은 핵심국가에 대하여 S&P가 국가신용등급을 강등시켰다. 연초 국제금융시장에 나타났던 낙관적인 전망과 각국의 재정건전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뉴스이다. 유럽 경기가 하강하면서 작년 12월 우리나라의 유럽 수출이 전년 대비 13.5%나 격감하였다는 소식도 있다. 급기야 금년 1분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3%에도 못 미치리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생활물가도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기대인플레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는 유가 급등으로 경기를 급냉시킬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소식은 없는 것일까? 경제에 대한 지나친 낙관도 금물이지만 근거 없는 비관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실 냉정하게 세계적인 시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을 보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높은 실업률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미국, 재정위기의 늪에서 수렁으로 빠져드는 유럽, 고령화와 엔고로 가계와 기업이 활력을 잃고 있는 일본,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경기침체의 여파에 긴장을 곤두세우는 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이런 세계적인 경기하강 국면에도 우리나라는 자동차·선박·휴대폰 등 주요 수출품목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의료·문화·관광 등 서비스산업도 활력을 찾고 있다. 한·EU FTA에 이은 한·미 FTA는 우리나라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토대가 될 것이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국제화된 인력자원은 신(新)유목민 시대에 세계를 누비면서 한국의 저력을 떨칠 것이다. 정책운용 면에서도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경기대응력이 어느 국가보다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또 우리에게는 위기에 강한 국민성이 있다. 사회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했을 때 사익(私益)보다는 공동의 선(善)을 앞세우는 전통이 있다. 비록 목전의 정치 현실이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혼란스러운 야단법석으로 보이지만 이 또한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새로운 소통의 문화와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약자 배려, 공정과 혁신에 대한 열망 등은 보다 건강한 사회에 대한 우리의 요구이자 바람이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나친 자신감에서 왔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빠른 자신감 회복이다. 이와 관련하여 하버드대학교의 경제사학자인 데이비드 랜즈 교수가 강조한 긍정의 힘을 상기해 본다. "세상에서는 주로 낙관주의자들이 승리하는데, 그것은 그들이 항상 옳기 때문이 아니라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잘못되었을 때조차도 긍정적이다. 이러한 태도는 성취, 향상 그리고 성공의 길로 연결된다. 교육을 받고 시야가 열려 있는 낙관주의는 그 대가를 얻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성장하려면 이런 낙관적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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