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어학연수나 유학을 떠나는 청소년들이 늘면서 프로그램도 다양해졌다. 그중 가장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을 끄는 것이 바로 미국 국무부가 주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 일 년간 미국 공립학교에서 정규수업을 받고 자원봉사자인 홈스테이 가정에서 생활하면서 영어 실력도 쌓고 미국 문화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용이 조기유학보다 훨씬 저렴한 것이 매력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생들은 "영어 실력이 늘었을 뿐 아니라 책임감, 독립심, 자신감 등을 키우면서 저 자신이 크게 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찬(사진 왼쪽)군과 하재선양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것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정찬(빅토리차터고등학교 11학년)

일 년 전, 이정찬(18)군은 영어를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혼자 일 년 동안 뉴질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했을 정도로 어려서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았다. "더 큰 세계에서 제 실력을 검증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어 하나만큼은 최고가 되자'는 다부진 각오로 떠났다.

"미국에 와서야 제 실력이 얼마나 부족한지 뼈저리게 느꼈어요. 첫 수업시간에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앉아만 있다 나온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자만했던 자신을 반성하며, 펜을 입에 물고 발음연습을 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죠. 3개월 정도 지나자 영어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학교 수업에 적응하기까지는 5개월가량이 걸렸어요. 한국에서보다 미국에서 몇 배 더 열심히 생활했죠. 지금의 영어실력은 교환학생에 참여하기 전과 비교할 때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서 만난 가장 큰 행운은 홈스테이 가족이다. 이군은 홈스테이 가족을 '두 번째 가족'이라고 부른다. "항상 나를 존중하고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따뜻하게 배려해 준 호스트 가족 덕분에 최고의 추억과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더불어 교환학생 기간에 미국은 물론 핀란드, 콜롬비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친구도 사귈 수 있었다. 이군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성공 여부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교환학생 제도는 장점이 많지만, 절대 만만하지 않아요. 규율을 어기면 바로 고국으로 돌려보낼 정도로 엄격한 제도죠. 영어뿐 아니라 책임감, 독립심, 희생정신, 존중, 인내 등 다른 여러 가지를 배우는 과정이에요.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더라도 참고 노력해야 처음 자신이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세웠던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하재선(윌리엄 앨런 고등학교 10학년)


하재선(17)양은 외국 문화를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 지난해 9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다른 나라와 문화에 관심이 많고 여행을 좋아했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 꿈은 무엇인지를 찾지 못해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차에 어머니께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권하셨다. 영어 실력도 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제 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가 될 것 같아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으로 떠난 지 갓 5개월이 지났지만, 하양은 영어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사교적인 성격인 하양이 스스럼없이 친구를 사귀며 적극적으로 생활했기 때문이다. "굳이 단어나 문법을 달달 외우지 않아도 친구들이나 홈스테이 가족과 어울리면서 실생활에서 영어를 계속 사용하니 몰라보게 실력이 늘었다. 말이 더 유창해지고, 악센트도 자연스러워졌다"고 했다. 특히, 저널리즘 교과를 선택해 직접 기사를 쓰고 교사의 첨삭지도를 받으면서 글 쓰는 실력이 크게 늘었다.

하양은 학교에서 합창부, 밴드부, 축구부 등 다양한 클럽에 가입해 활동 중이다. 또한 홈스테이 가정에서 미국의 추수감사절 문화를 경험하고,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학교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참여하는 등 우리나라와는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학교 필드 트립이나 홈커밍 댄스파티 등 재미있는 추억도 많이 쌓았다. 하양은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낯선 환경에 적응하면서 저 자신이 크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미국에 와서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다 보니 그동안 한국에서 얼마나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사랑받으면서 편하게 살았는지 알게 됐어요. 또, 여기서 홈스테이 가족과 새로운 친구 등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만들면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제가 정말 행운아라는 생각도 들었죠. 교환학생은 영어 외에 다른 나라 문화를 몸으로 느끼면서 많은 것을 배운 소중한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