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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리, 잠든 교실을 깨워라
리처드 위트마이어 지음|임현경 옮김|청림출판|336쪽|1만5000원

1992년 10월의 어느 날,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날씨는 무더웠다. 23세의 신참 여교사 미셸 리가 아이들을 가르치던 할렘파크 초등학교 교실은 특히 더했다. 그녀는 그날 36명의 2학년 학생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가난과 마약에 찌든 동네에서 자란 아이들은 수학 수업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때 창으로 커다란 호박벌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졸던 아이들은 "벌이다, 벌!" 외치며 뛰어다녔고, 교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그녀는 종이를 둘둘 말아 벌을 때려잡은 뒤 입에 넣어 꿀꺽 삼켜버렸다.

"깜짝 놀란 아이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리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젊은 한국 여자가 어쩌면 존경할 만한 대단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워싱턴 D.C. 최초의 한국계 교육감(2007년 6월~2010년 10월)이었던 미셸 리(43)가 무기력에 빠진 워싱턴의 공교육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책이다. 무능 교사 대량 해고 등 대대적인 교육 개혁을 실시, 미국 공교육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던 그녀는 2009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들기도 했다.

오하이오주 털리도에서 이민 1세대 한인 의사의 딸로 태어난 미셸 리는 코넬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케네디 공공정책 대학원을 수료했다. 비영리단체 '티치 포 아메리카(Teach For America· TFA)'를 통해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볼티모어에서 열성적인 교사 활동을 벌인 미셸 리는 TFA 지도부의 눈에 들었고, TFA의 새로운 하부조직 'TNTP (The New Teacher Project)'를 맡아 수년 만에 직원 140여명, 연간 예산 2000만달러의 조직으로 키워냈다.

2007년 워싱턴 D.C. 시장으로 당선된 애드리언 펜티(Fenty)에 의해 교육감으로 임명된 미셸 리는 "학교와 교사가 달라지면 아이의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개혁의 깃발을 들었다. 당시 워싱턴의 공립학교들은 전국학업성취도평가(NAEP)에서 최하위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워싱턴 저소득층 4학년 흑인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타 지역 학생들에 비해 평균 1.2년 뒤처져 있었으며, 읽기에서는 1.1년 뒤처져 있었다.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에 90명만 다니고 있어도 방치되고 있었다. 문제는 학생들의 낮은 학업 성취도를 모두 인종과 가난 등 환경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미셸 리 교육감은 '우수 교사 발굴, 무능 교사 퇴출'이라는 정책 기조 아래, 성과가 부진한 23개 학교를 폐쇄하고 교장 36명과 교사 400여명을 퇴출시켰다. 교육청 직원 900여명 중 100여명을 해고했다. 그녀의 재임 동안 학업성취도평가 성적도 눈에 띄게 향상했다. 그러나 미셸 리의 밀어붙이기식 개혁은 워싱턴 교원노조, 흑인 중산층 학부모 등의 거센 반발을 샀고, 그녀는 3년 4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후 미셸 리는 비영리 단체 '스튜던츠 퍼스트(Students First)'를 이끌며 교육 혁신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 전말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학교 폭력과 자살, 공교육 붕괴, 학생인권조례 논란 등으로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우리로서는, "모든 아이는 우수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신조로 매 순간 '이것이 아이를 위한 최선인가?'를 묻는 미셸 리의 모습이 적잖은 시사점을 던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