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가 오는 2014년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2016년 완전 독립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총리 격인 앨릭스 샐먼드 제1장관은 25일 스코틀랜드 의회에 제출한 정부 의견서를 통해 2014년 가을 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고 2016년 5월 독립국가로서 첫 총선을 치른다는 일정과 투표 비용 등의 내용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했다. 샐먼드 장관은 스코틀랜드 독립을 줄곧 주장해왔지만 구체적인 '독립 로드맵'을 제시한 것은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샐먼드 장관은 지난해 5월 스코틀랜드 독립 공약을 내걸고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을 이끌어 129석 중 69석을 얻으면서 1999년 자치의회 성립 이후 처음으로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총리격인 앨릭스 샐먼드 제1장관이 25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성(城)에서 스코틀랜드 독립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향후 스코틀랜드 독립의 가장 큰 변수는 영국의 경제상황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샐먼드 장관은 이날 "국민투표 문구는 명쾌하고 단순한 형태가 되어야 한다"면서 "400만 스코틀랜드 유권자에게 '당신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해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까'라고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샐먼드 장관은 국민투표 비용으로 1000만파운드(약 176억원)가 필요하며, 2016년 독립의 해에 성인이 될 16~17세의 청소년도 2014년 국민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코틀랜드 독립에 대해 현재까지는 영국은 물론 스코틀랜드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더 많다. 지난해 5월 스코틀랜드 주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독립 반대는 46%, 찬성은 38%였다. 그러나 샐먼드 장관이 스코틀랜드인들의 민족 감정을 자극하면서 독립 열망에 불을 지피고 있어 찬성 의견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코틀랜드는 켈트족 혈통으로 앵글로색슨 계통의 잉글랜드와는 다른 민족적 뿌리를 갖고 있다.

샐먼드 장관은 이날도 민족감정에 호소했다. 그는 에든버러성(城)에서 가진 의회 연설에서 "이곳은 약 900년 전 스코틀랜드 의회가 처음 개최된 곳으로 스코틀랜드는 1707년 연합법으로 잉글랜드에 합병되기 이전 거의 1000년 동안 통일성을 가진 독립국가였다"며 "우리나라(스코틀랜드)는 새로운 헌법적 미래에 직면해 있으며 우리는 국민에게 가장 바람직한 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에 가장 큰 변수는 유럽 재정위기로 불안정한 영국의 경제상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코틀랜드는 북해 유전과 조선 산업 등 영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반면 복지혜택 등에서는 차별받고 있다는 불만을 터뜨려 왔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인구는 영국 전체 인구 6200만명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 520만명에 불과해 독립할 경우 독자적인 경제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일고 있다. 최근 유럽 경제위기 상황에서 영국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어 스코틀랜드 독립은 더 많은 복지와 자치를 이끌어내는 수준에서 봉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