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체들과 미국 의회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터넷 업체들은 온라인저작권보호법(SOPA)과 지적재산권보호법(PIPA)의 상정에 맞서 사이트를 하루 폐쇄하는 강수까지 뒀고, 미국 의회는 SOPA와 PIPA가 상정된다고 해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SOPA와 PIPA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세계 최대 지식공유 사이트인 위키피디아가 18일(현지시각) 하루 동안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위키피디아의 초기 화면은 검게 지워졌고 "자유로운 지식이 없는 세계를 상상해봐라"는 메시지가 내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각) SOPA와 PIPA 법안의 지지자인 방송국이나 미디어 그룹들이 온라인 콘텐츠의 유료화에 대해 기울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웹 사이트에 아무나 자료를 올리고 판매하게 되면 불법적인 콘텐츠 복제와 저작권 침해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 갈등의 발단은 '웹사이트 접속 차단'
원래 SOPA와 PIPA 법안은 미국인의 지적재산권이 있는 자료나 글을 인터넷에 불법 게시하고 판매하는 해외 웹사이트를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 법안들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SOPA의 경우 웹 사이트의 접속을 차단할 수 있는 권한이 누구에게나 부여된다. 이럴 경우 개인이나 집단이 자의적으로 콘텐츠의 불법 여부를 판단해 언제든지 인터넷 기업에 소송을 할 수 있게 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글, 야후, 페이스북 등의 인터넷 업체들은 "SOPA와 PIPA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고 합법적인 사이트까지 단속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비판 강도 높인 인터넷 업체…네티즌들까지 가세
지미 웨일즈 위키피디아 공동 설립자는 대놓고 SOPA와 PIPA를 상정하려는 미국 의회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 법안에 대해 "위험하고 서투른 법안"이라며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표현의 자유가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웨일즈는 16일(현지시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사회 관계망 서비스)인 트위터에도 "SOPA와 PIPA가 자유와 개방 그리고 안정된 웹을 위협한다"는 글을 올렸다. AP는 그가 인터뷰에서 "모든 것들이 엉망진창"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포털 사이트인 구글도 법안에 반대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구글은 웹 사이트에 위치한 회사 로고를 가리는 한편 검색창 아래에 "의회에 전합니다: 웹을 검열하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내걸었다.
구글의 대변인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외국의 웹사이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SOPA를 법제화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인터넷 블로그 서비스인 텀블러와 소셜 뉴스 사이트 레디트 등도 SOPA와 PIPA에 대한 반대의 뜻을 밝혔다.
WSJ는 19일(현지시각) 약 450만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구글의 SOPA와 PIPA 법안 상정에 반대하는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18일(현지시각)에는 수 백명의 시위대가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안티 SOPA 집회를 가졌다.
◆ 상원의원 18명 SOPA 지지 철회...대결의 승자는?
인터넷 업체와 미국 의회가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업체가 세과시를 하고 있다. 상당수 네티즌들이 인터넷 업체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비판적인 여론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에 모인 안티 SOPA 시위자들은 상원의원의 사무실 밖에서도 시위를 펼쳤다.
포브스는 19일(현지시각) PIPA 법안에 지지를 표하던 상원의원 18명이 지지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미국에서 펼쳐진 SOPA, PIPA 반대 운동이 그들의 생각을 돌려 놓았다고 분석했다. SOPA와 PIPA를 계속해서 지지하다간 수많은 지지자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