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의 전통적인 원유 수입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수입국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중동 순방 기간 중 친미(親美)국가로 분류되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와 수십억달러 규모의 원유 정제시설을 공동으로 만드는 계약을 맺었다고 20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외국산 원유 공급원을 다양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신문은 풀이했다.

원 총리는 이미 지난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연안과 중동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은 이란의 핵무기 생산과 보유를 강력하게 반대하며 핵무기 없는 중동 건설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란산 원유 수입 감소 의지였다. 실제로 이번 중동 순방에서도 이란이 방문국에서 제외됐다.

중국은 이미 점진적으로 3대 원유 수입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중국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1년 11월까지 전체 원유 수입량이 14%가 늘어났음에도 주요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앙골라·이란에서 들여온 전체 수입량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대신 이 기간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하는 원유 규모를 두 배가량 늘렸다. 카자흐스탄·이라크·UAE에서 들여오는 원유량도 급증했다. 다만, 중국의 대(對)이란 의존도가 아직 약 11% 비중에 달하는 만큼 중국의 원유 공급원 다변화 프로그램 목표 달성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란은 최근 서방국의 제재에 맞서 국제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감축시켜달라며 다른 국가들에 공공연히 협조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든 콴 미래에셋증권 홍콩지점 에너지부문 애널리스트는 "중국은 원유 공급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며 "중국이 한두곳에 원유 수급을 의존할 경우 공급량 부족이 국제 유가를 두 배 수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