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즉위 60주년 '다이아몬드 주빌리(diamond jubilee)' 행사를 맞아 여왕에게 새 왕실 요트를 헌정하자는 제안이 나와 영국 정치권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마이클 고브 교육장관은 지난해 9월과 12월 두 차례 동료 장관들에게 서한을 보내 여왕 즉위 60주년을 기념해 6000만파운드(약 1050억원)에 이르는 왕실 요트 구입을 제안했다. 기존 왕실 요트 '브리태니아'호는 1953년 항해를 시작해 1997년 임무를 마감하고 현재 에든버러에 정박한 채 관광객을 맞고 있다. 고브 장관은 서한에서 "여왕 즉위 60주년은 국가와 영연방 국민의 삶에 미치는 여왕의 지대한 공헌을 깨달을 수 있는 엄청난 기회"라며 "새 왕실 요트 구입은 여왕의 존엄에 대한 국가적 선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새 왕실 요트 구입 문제는 가디언이 지난 16일 고브 장관의 서한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논란이 빚어졌다. 유럽 재정위기로 긴축재정 중인 영국 경제상황에서 왕실 요트를 사는 데 국민 세금을 쓸 수 없다는 반대 목소리가 불거진 것이다. 톰 왓슨 노동당 부대표는 "학교 예산도 긴축하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이런 제안을 하는지 학부모들은 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 왕실 요트 구입은 실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찰스 왕세자를 비롯한 왕실은 요트 구입 로비 활동을 펼치며 내각을 압박하고 있다. 왕실 요트는 사치품이 아니라 매년 200여명의 청년들을 교육·훈련하는 공공재 성격을 갖고 있으며 왕실의 해외 순방에 필요한 필수품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고브 장관은 공적 자금으로 요트 구입비를 마련할 수 없다면 국민 성금으로 이를 충당할 수 있다는 제안도 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17일 8000만파운드(1400억원)를 목표로 성금 모금 활동을 시작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연방인 캐나다 기업인 2명은 이미 1000만파운드(176억원)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침묵하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도 왕실 요트 구입 지지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