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통화정책위원회(FOMC)에서 한 위원이 신임 벤 버냉키 의장에게 주택 시장의 조짐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집값 하락세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시장도 불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주택시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 했다. 2월 의장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FOMC를 주재한 버냉키 의장은 "지금 주택 가격 하락세는 매우 건전한 것"이라며 "우리가 봐왔던 최악의 상황과 달리 주택 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것이 그 근거"라고 대답했다.
FRB가 12일(현지시각) 공개한 지난 2006년 의사록 1197페이지에 나오는 내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공개된 의사록을 분석하며 벤 버냉키 의장과 당시 뉴욕연방은행 총재였던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이 주택 시장 상황에 대해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FRB는 매달 FOMC를 열고 회의가 끝나고 3주가 지나면 핵심 내용을 요약한 의사록을 공개한다. 5년이 지나면 전체 의사록을 공개한다.
2006년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주택 시장이 침체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식은 하고 있었지만,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광범위할 것이란 점은 인식하지 못했다.
버냉키 의장의 경우 주택 시장의 하락세는 2006년에 끝날 것이며 2007년부터는 연착륙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또 주택 시장은 경제와 독립적으로 움직인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은 2006년 5월 정점을 찍고 이후 33%가량 폭락했고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사태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가 나타났다.
가이트너 당시 뉴욕 연방은행장도 2006년 12월 회의에서 "최근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데이터들로 판단했을때 저성장 기조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6개월 뒤 서브프라임 대부자들은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버냉키 의장은 2006년 12월 FOMC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만큼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겠지만, 그렇다고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틀린 전망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