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대진 정치부 기자

민주통합당(약칭 민주당)은 11일 '1·15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 후보가 영남 지역위원장들에게 돈 봉투를 뿌렸다'는 의혹과 관련, "해당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가 구체적 증거를 제시해줄 것을 공식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 인터넷 언론이 돈 봉투 의혹을 보도한 직후(9일) 자체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섰지만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채 이같은 결론에 이른 것이다.

앞서 10일 밤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돈 봉투에 관여하거나 그에 대해 들었다는 사람이 없다"는 진상조사단의 중간 보고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렇게 내용 없는 조사결과를 발표할 경우 '진실을 덮으려 한다'는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회의에선 "바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자"는 얘기부터 "돈 뿌린 사람이 누군지 해당 언론에 정식으로 물어보자"는 의견, 거꾸로 "근거 없는 보도로 당의 명예를 훼손한 해당 언론을 검찰에 고발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각종 '고발론'은 자칫 검찰에 당의 치부를 드러내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각됐다.

사실 민주당 당직자들 사이에선 조사단이 꾸려질 때부터 "해봤자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것"이란 말이 '예언'처럼 돌았다. "교통비 몇십만원은 '애교' 수준인데, 그것도 문제 삼느냐"는 말도 공공연히 했다. "이 정도 의혹을 스스로 규명하지 못한다면 당의 역량 부족을 자인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극소수에 그쳤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괜히 우리 스스로 부패를 드러내는 것보다는 무능하다는 얘기를 듣는 게 낫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은 이날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책임을 묻겠다며 박희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내겠다고 나섰다.

[천자토론] '돈봉투' 오가는 전당대회란 오명 벗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