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의원(사진 왼쪽), 로버트 챔피언.

미국의 한 하원의원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강력한 처벌조항을 담은 '왕따 추방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프레데리카 윌슨(플로리다) 의원은 '괴롭힘 추방법(federal anti-hazing bill)'을 이달 중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현재 법무부 측과 법안 내용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고 10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법안은 친구에게 신체적 상해를 입힌 가해 학생을 중범죄자로 처벌하는 것은 물론, 집단따돌림(일명 왕따)·신고식 등 각종 학교 폭력 행위를 목격하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거나 이를 말리지 않는 이도 불고지죄(不告知罪)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불고지죄 적용 대상으로 괴롭힘을 당한 피해자까지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학교폭력 방지법 필요성이 제기된 계기는 지난해 11월 19일 발생한 한 대학교 신입생의 사망 사건이었다. 플로리다 농·공업대(FAMU) 마칭밴드 드럼 연주자 로버트 챔피언(당시 26세)이 올랜도의 한 호텔 주차장 버스 안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숨졌고, 부검 결과 외상에 따른 출혈성 쇼크로 밝혀진 것이다. 챔피언은 사망 전 매우 건강한 상태였으며 선배들의 가혹행위에 반발해 '굴복하지 말자'고 동급생들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밴드는 빌 클린턴(1993년)과 버락 오바마의(2009년) 대통령 취임식 행사에 참가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신고식' 등 후배 괴롭히기 관행이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고 올랜도 센티널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왕따 추방자(the haze buster)'를 자처하는 윌슨 의원은 "괴롭힘은 모욕적이고 치명적인 것이다. 이제 '제2의 로버트 챔피언'의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해 학생은 스스로를 무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그들에게 공포감을 주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지역 언론들도 "괴롭힘 방지법을 만들기엔 (비극으로 주의가 환기된) 지금이 적기다"라고 거들고 있다.

한편 윌슨 의원은 동성애자 괴롭힘 방지(anti-gay bullying) 법안도 함께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버트 챔피언의 부모가 "아들은 동성애자였다"고 고백함에 따라, 선배들이 동성애를 빌미로 괴롭혔을 가능성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