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그의 플레이는 두려움 없이 치고, 달리며 전진하는 ‘인디언 전사’를 연상케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팀 이름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추신수는 공격과 수비, 베이스러닝 등 모든 면에서 투혼을 불사른다. 유니폼이 더러워지지 않으면 기분이 나쁘다고 하는 게 추신수의 스타일이다. 그의 투지는 동료들에게 힘을 북돋아준다. 두드러진 장점이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투지 넘치는 플레이엔 부상의 위험이 따른다. 추신수는 지난 시즌 손가락 골절에 옆구리 통증으로 고생했다.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고, 성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상을 최대한 피하는 것은 성적을 잘 내는 것만큼 중요하다. 추신수가 최근 “타격 자세를 조금 수정할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너무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타격 폼을 조금 바꿔서 부상의 위험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다치지 않는 것도 실력

추신수는 현재의 다이내믹한 스윙을 유지하면서 타격폼, 특히 스트라이드를 약간 조정할 것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것은 스프링트레이닝때 타격코치와 함께 협의하며 손볼 계획이다.

추신수는 몸쪽 공을 공략할 때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는 타격 스타일이다. 추신수의 배트 스피드는 빠른 편이기에 공이 홈플레이트에 최대한 가까이 도달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스윙을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스윙 스타일로 몸쪽 공을 적극 공략하려다 보면 배트를 잡은 손과 손목을 다칠 가능성이 높다. 추신수가 지난해 6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조너선 산체스가 몸쪽으로 바짝 붙여 던진 공에 맞아 왼쪽 엄지 골절상을 입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추신수가 이번 스프링트레이닝에서 몸에 익힐 과제는 부상 위험을 줄이는 공격적 타격이다. 무턱대고 달려드는 스윙을 자제하고, 좀 더 영리한 타격을 하겠다는 얘기다.

뽐낼 만한 스윙과 밝은 미래

추신수의 배트 스피드는 빅리그에서도 빠른 편이다. 타구에 실리는 파워가 남다르다. 맞바람이 부는 날 추신수 타구의 진가가 드러난다. 보스턴 원정경기 때 홈으로 맞바람이 심하게 불던 날 펜웨이파크에서 보스턴 강타자 데이비드 오티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적도 있다.

메이저리거 출신 클리블랜드 전담 해설자 릭 매닝은 추신수의 빠른 스윙에 대해 “좋은 타자로 성장할 기본기를 갖추고 있다”고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다.

더욱이 추신수는 정교함과 바람직한 스윙궤적을 갖고 있다. 빗맞은 내야 플라이볼을 치는 경우가 드문 것도 이 때문이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그랬다.

타격의 기본은 레벨스윙이다. 그러나 이는 말 그대로 기본기이고 빅리거쯤 되면 상황에 따라 스윙의 궤적을 달리한다.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는 자신의 저서 ‘타격의 과학(The Science of Hitting)’에서 가장 바람직한 스윙은 약간 위로 휘두르는 업스윙이라고 역설한 바 있다.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 앞을 지날 때 떨어지는 궤적을 감안할 때 업스윙을 해야 임팩트존이 커진다는 게 윌리엄스의 주장이다.

윌리엄스는 패스트볼을 칠 때에는 업스윙의 각도가 4.5~5도일 때 가장 좋고, 브레이킹볼일 때에는 업스윙의 각이 10~15도가 가장 이상적이다고 했다.

윌리엄스 이후 윌리엄스의 이론에 충실한 스윙을 했던 대표적인 타자는 약물복용으로 말년에 스타일을 구긴 왼손타자 라파엘 팔메이로(전 볼티모어)다.

추신수의 스윙 궤적은 약간의 업스윙이다. 선천적으로 빠른 배트 스피드에다 적절한 각도의 업스윙은 중장거리 타자로 계속 뻗어나아갈 수 있는 밑바탕이다.

추신수 올시즌 변신을 꾀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닥치고 스윙', '닥치고 공격' 스타일에서 벗어나는 게 목표다. 올시즌 전망이 밝은 이유 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