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26일 오후 경기도 여주의 한 중학교 인근 야산. '일진회 짱' 3학년 김모(15)군이 후배 남학생 10명을 호출했다. 김군을 비롯한 일진회 학생들은 "감히 뒤에서 선배에게 욕을 했다"는 이유로 후배들의 무릎을 꿇리고 상의를 벗어 입에 물리게 한 뒤 얼굴·가슴·배·허벅지 등 온몸을 무차별 구타했다.
 
11월4일 이 학교는 일진들의 폭력행위가 계속된다는 제보를 받고 '학교폭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김군 등 일진회 멤버들은 설문조사를 별로 개의치 않아 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오후 가출 여학생 2명(13)에게 술을 먹인 뒤 자신들의 집과 인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돌아가며 성폭행하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촬영했다. 김군 등의 죄의식 없는 행위는 4일 후에도 계속됐다. 기분나쁘게 행동했다는 이유로 후배 남학생 7명을 불러내 자신들이 보는 앞에서 '자위행위'를 하라고 지시했고, 후배들은 그 자리에서 3차례에 걸쳐 자위행위를 하는 성추행을 당했다.
 
4일 경기 여주경찰서는 김군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군(15) 등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 동안 같은 학교 1~2학년 학생 43명(1학년 22명·2학년 19명)으로부터 61차례에 걸쳐 총 260여만원 상당의 돈을 빼앗고 학교 인근 야산 등에서 주먹을 휘두른 혐의도 받고 있다. 머리박기를 시키거나 온갖 도구를 이용한 무차별 구타도 자행했다.
 
이들의 거침없는 행각은 학교 측에서 학교 폭력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하면서 드러났다. 일부 피해 학생이 학교 측에 일진의 행각을 알렸고, 학교는 1·2학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상상할 수도 없는 피해사례가 쏟아졌고, 결국 학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군 등은 학교와 경찰조사 과정에서도 자신들의 죄를 뉘우치는 기색이 없었다고 한다. 경찰관계자는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려 수사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후배들의 군기를 잡고 겁을 주고 싶어 그런 행동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