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기다리는 평양주민들.

강성대국을 표방하고 있는 북한 김정은 체제의 사정이 매우 열악하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형편이 나은 것으로 알려진 수도 평양도 각종 사회 인프라가 망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각)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김정일 사망 이후 평양을 다녀온 소식통들을 인용, "평양이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한 지난 '고난의 행군'시기 만큼 어렵다"고 보도했다.

함경북도의 한 지방간부에 따르면 지난 8일에 보일러 시설이 고장 나 평양화력발전소가 일주일이나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수도관들이 얼어붙어 대부분 구역에서 난방이 완전히 중단돼 평양주민들이 극심한 추위에 시달렸다. 추위를 견디다 못한 평양 주민들은 온수 주머니를 만들어 껴안고 자거나, 새벽부터 몸을 녹이기 위해 지하철로 모여들기도 했다.

전력난 역시 심각하다. 대낮에도 곧잘 정전이 되기 때문에 승강기가 제대로 작동을 못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또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화장실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평양주민들은 밤에 변기가 아닌 다른 곳에 용변을 보고 내다버리는 형편이라고 한다.

당국 관계자가 노골적으로 '변기 주머니'를 사용하도록 권하기도 한다. 장마당에서 파는 변기 주머니는 변기 위에 펴놓을 수 있게 만든 비닐 주머니로, 용변을 담아 버리는 용도로 쓰인다. 화장실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작년부터 등장한 물건이다. 올 겨울 들어 전기공급과 수도사정이 더욱 나빠지자 장마당에서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됐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