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과 주택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29일(현지시각) 발표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의 4주 평균치는 이전보다 크게 줄었고, 주택판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인 시카고의 제조업 경기도 계속 확장국면을 유지한 것으로 나왔다.
이처럼 경제지표들이 개선된 것으로 나온 데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기대감을 갖는 건 좋지만 악재들이 여전히 잠복해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펴기도 했다.
◆ 고용·주택·경기지표 모두 반등…개선세 뚜렷
미국 노동부는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8만1000건을 기록해 전주보다 1만5000건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4주간의 평균치는 37만5000건으로 지난 2008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지표는 12월 들어 두드러진 개선 흐름을 보였다. 지난 12월1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증가한 40만4000건을 기록했지만 8일에는 38만1000건으로 줄었고 15일에는 36만8000건, 22일에는 36만4000건으로 계속 감소했다.
주택지표도 뚜렷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왔다. 전미부동산협회(NAR)이 밝힌 11월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전달보다 7.3% 상승한 100.1을 기록하며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잠정 주택판매지수는 보통 1~2개월 뒤 실제 판매량으로 이어져 주택경기의 선행지표로 인식된다.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최근 두 달 연속으로 상승했다. 지난 2011년 7월부터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3개월 연속으로 전달대비 하락하며 주택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지만 10월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전달보다 10% 이상 상승했고 11월 역시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경기지표 역시 확장국면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카고공급관리협회(ISM)는 이달 시카고의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가 62.5를 기록해 27개월째 50을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PMI란 제조업 경기의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로 50을 웃돌면 경기확장 국면을, 50에 미치지 못하면 경기수축 국면을 각각 의미한다.
◆ "美 경제, 개선세 유지…2012년에 더 좋아져" 기대
이처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최근 들어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돼 왔던 미국 경제가 앞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주택과 고용지표가 모두 회복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무라증권의 엘렌 젠트너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판매가 저점을 지나 점차 증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고용시장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주택경기는 계속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소비가 예전 수준을 회복한다면 미국 경기의 회복세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최근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와 성탄절 연휴 등 쇼핑기간에 기록한 소매업체들의 매출액이 전년보다 훨씬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소비회복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파르테논그룹의 리처드 디케이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개선되고 있는 것은 미국 경제의 완연한 회복 흐름을 의미한다"며 "다소 위축된 소비 수준이 2012년 상반기에 회복된다면 개선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섣부른 기대하기는 시기상조… 신중론도 제기
전문가들은 사실 몇 달전까지만 해도 미국 경기를 좋게 보지 못했다.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악재들이 잠복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기대감은 커졌지만 혹시나 하는 우려는 여전하다.
가장 큰 우려는 유럽이다. 유럽 재정위기는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 더 나아가 글로벌 경기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 지 모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은행들이 유럽 위기에서 한 발 물러서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둔화가 확실할 경우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미 국내로 눈을 돌리면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의 당파 싸움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재정 여건이 불확실하기는 미국도 마찬가지. 연일 계속되는 감세 논란에 이제 막 불씨가 붙은 소비경기에 불똥이 튀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IHS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재정과 관련, 2012년중 합의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경제성장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우려는 주택시장에도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