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과 정지용은 둘 다 1902년생으로 동갑내기다. 그런데도 두 사람의 시 세계는 한 세대 이상의 차이를 느끼게 한다. 다소의 과장법이 허용된다면 전근대와 근대의 차이조차도 감지하게 된다. 하지만 두 시인 모두 토착과 근대라는 키워드 속에서 절창을 일군 시인들이다."

예술원 회원인 문학평론가 유종호(76) 연세대 명예교수가 '한국근대시사'(민음사 출간)를 펴냈다.

1920년부터 1945년까지의 한국 시사(詩史)에 대한 간명한 축약이며, 고유명사로는 1921년 안서 김억의 번역시집 '오뇌의 무도'에서 출발해 박종화의 '흑방비곡'(1923), 주요한의 '아름다운 새벽'(1924), 소월의 '진달래꽃'(1925), 한용운의 '님의 침묵'(1926), 정지용의 '향수'(1927) 등으로 이어지는 개별 시인과 시집에 대한 시평이기도 하다. 유 교수는 "토착주의 지향과 근대주의 지향이라는 상충하는 하나의 축, 그리고 사회 현실 지향과 민족어 순화 지향이라는 또 하나의 축이 우리 20세기 시의 기본 충동의 모형"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가을부터 2009년 여름까지 계간 '세계의 문학'에 연재했던 작품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