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3일 우리 정부의 제한적 방북 조문 허용에 대해 격렬히 비난했다. 또 '남한의 모든 조문단 환영' 입장을 밝히며 '남·남 갈등'을 부추겼다. 지난 17일 김정일이 사망하고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한 후 북한이 우리 정부의 조치에 대해 내놓은 첫 반응이다.

북한의 대남(對南)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정부가 지난 20일 '담화문'을 통해 밝힌 제한적 방북 조문 허용 결정에 대해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인 야만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조의 방문을 희망하는 남조선의 모든 조의 대표단과 조문사절을 동포애의 정으로 정중히 받아들이고 개성 육로와 항공로를 열어놓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는 방북 조문 허용 범위를 놓고 남한 내에서 벌어지는 논쟁을 '남·남 갈등'으로 증폭시키려는 선동전술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수뇌부가 21일 오전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 대사관을 방문해 단체로 조의를 표시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20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북 주민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사실상의 조의(弔意)를 표시했고, 또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유족에게만 방북 조문을 허용했다. 22일엔 이명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 회담에서 "우리가 여러 가지 취한 조치들은 기본적으로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에 보이려고 하는 내용"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이날 북한이 보인 반응에 대해 판단을 유보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김정일 애도 기간에 누가 북한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지 확실치 않다"며 "오늘 나온 북한의 부정적 반응이 김정은의 뜻인지, 아니면 북한이 기존의 매뉴얼대로 행동한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북한 새 지도부의 의미 있는 메시지는 김정일 애도기간이 끝난 뒤 내년 1월 1일 발표될 북한의 신년공동사설 등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