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꿍~ 까꿍~ 여기 보자~." 지난 21일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사회복지기관 홀트아동복지회 건물 지하 2층 강당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아기 13명을 어르고 달래는 대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은 이 아기들 돌잔치 날. 잔치 사진을 찍으러 온 이들은 대학생 자원봉사단 '점프(JUMP)' 회원들이다. 이 아기들은 홀트아동복지회에서 돌보는 입양아들.

한 아기가 잔칫상을 앞에 두고 울음을 터뜨리자 최참(26·국민대)씨가 잽싸게 아이를 안고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며 달래기 시작했다. 최씨가 아이 검지손가락을 스마트폰에 대도록 하고 진동을 느끼게 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방긋 웃었다. 최씨가 카메라를 든 친구에게 "지금이야, 빨리 찍자!"고 외쳤고, 해맑게 웃는 아이 얼굴이 카메라에 하나 둘 잡혔다.

20일 오후 마포구 합정동 홀트복지회 강당에서 열린 입양아들의 돌잔치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자원봉사 모임인‘점프’의 회원들은 2009년부터 이곳 입양아들의 돌잔치 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점프' 회원들이 입양아 돌잔치 사진을 찍기 시작한 건 2009년 여름부터다. 성장한 뒤 친부모를 찾아 귀국한 입양아들이 어렸을 때 사진이 많지 않아 조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길 듣고 "돌잔치 때라도 사진을 많이 찍어두면 나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이렇게 찍은 입양아 돌잔치 사진은 CD에 담겨 입양할 때 양부모 손에 건네진다.

'점프'는 강남구 자원봉사센터 소속으로 2008년 3월 사진과 영상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 20명을 모집하면서 출발했다. 주로 강남구에서 진행하는 자원봉사 현장을 찾아 촬영하면서 자체적으로 봉사활동을 기획하기도 한다.

성경희 홀트아동복지회 아동양육팀장은 "아무리 사소한 정보나 흔적이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 고국을 다시 찾는 입양아들에게는 평생의 한을 풀 수 있는 큰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며 "이 대학생들은 한 달에 한 번 봉사활동을 펼치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면 그 이상 가치가 있는 활동"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