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드는 안흥찐빵 업주와 기계로 만드는 안흥찐빵 업주 간에 벌어진 상표권 분쟁에서, 법원이 "강원도산 팥을 써서 손으로 빚은 찐빵이 안흥찐빵"이란 1심 판결을 내렸다.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의 특산품 안흥찐빵은 2000년대 초부터 인기를 끌면서 '원조' 자격을 놓고 안흥찐빵 업체 간에 상표 분쟁이 이어졌다.
이에 안흥찐빵 '원조집'이 모여있는 강원도 횡성군은 16개 찐빵 제조업체와 함께 '안흥명품합명회사'를 세워 2007년 특허청에 "특산물 명칭 사용 독점권을 지역 업체에 달라"는 '지리적표시제 단체표장' 신청을 냈다. 작년 4월 특허청이 이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상표 분쟁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안흥찐빵의 '제작 방식'과 관련한 분쟁이 또 생겼다. 찐빵 공급량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회사 회원인 몇몇 업체가 기계를 도입해 중국산 팥을 써서 찐빵을 만들자, 손으로 제작하는 손 찐빵 업주들이 "그건 진짜 안흥찐빵이 아니다"며 기계 찐빵 업주들을 회사에서 제명한 것이다.
기계 찐빵 업주들은 "사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라고 반발했지만, 손 찐빵 업주들은 "고품질 횡성산 팥을 이용해 손으로 빚어야 진짜 안흥찐빵"이라고 맞섰다. 두 업주들 간 분쟁은 소송으로 이어져, 기계 찐빵 업주 박모(49)씨 등은 소송을 통해 일단 회원 자격을 다시 얻었다.
이들은 또 지난 6월 "현재 등록돼 있는 안흥찐빵 단체표장의 정관은 여전히 기계 성형, 중국산 팥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안흥찐빵 표장 등록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이번엔 손 찐빵 업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특허법원 제5부(재판장 변현철)는 21일 "강원도산 팥을 넣어 전통적 제조 방식(손으로 만드는 것)을 이용해야 한다는 정관은 안흥찐빵의 특성과 역사적 명성의 중요한 요소"라며 박씨 등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안흥찐빵의 품질과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