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4년 베네치아에서 탄생한 특허제도는 영국·프랑스 등을 거쳐 1790년 미국에 도입됐다. 미국의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초대 국무장관 시절 특허청을 창설하고 직접 특허심사를 했을 만큼 특허를 중시했다. 19세기 이래 미국은 인류의 삶을 바꾼 획기적 기술과 산업의 리더였고, 그 이면에는 발명가와 기업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지식재산'으로 보호하고 비즈니스로 발전시켜온 전통이 자리 잡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은 하이테크 산업에서 일본의 위협을 따돌리기 위해 지식재산 보호를 크게 강화했고, 2008년에는 백악관에 '지식재산집행조정관'을 신설하는 등 친(親)지식재산 정책 드라이브를 이어오고 있다.
반세기 만에 급속한 산업화를 이룩한 우리나라는 외국의 원천기술을 도입하고 생산기술을 발전시킴으로써 짧은 기간에 제조업 강국이 됐다.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과제는 더 우수한 특허, 디자인,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무형의 지식재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기초한 다양한 창업을 활성화하고 질 높은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지식재산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이제는 연구개발의 전 과정에서 지식재산 중심의 질적 평가를 강화하여 '강한 특허'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작년 우리나라 총 연구개발비는 약 44조원으로 GDP 대비 세계 3위이고, 특허출원은 세계 4위를 기록하는 등 지식재산 활동이 양적으로는 크게 성장했지만 특허·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의 사용료 수지 적자가 연간 약 6조원에 이를 정도로 질적으로는 매우 취약하다.
둘째, 불법저작물과 위조상품에 대한 철저한 단속 등 지적재산권 보호 집행력을 대폭 강화하고 실질적인 손해배상이 가능하도록 분쟁해결 절차를 개선·발전시켜야 한다. 우리나라의 저작권 침해 규모는 연간 2조1000억원, 위조상품 피해액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그리고 지적재산권 침해사건의 손해배상액이 너무 작아 소송에서 지더라도 배상해 주는 것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다.
셋째, 개인 발명가나 중소기업이 아무리 우수한 특허를 보유하더라도 대기업과의 협력이 없으면 생산과 유통망 확보는 어렵다. 하지만 대기업과 기술협력을 한 중소기업의 22%가 기술탈취를 경험했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 따라서 발명가나 중소기업이 기술거래만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관련 비즈니스를 육성하고 민간분야의 지식재산에 대한 투자시장도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
지난 11월 22일 우리나라 최초의 지식재산에 관한 종합전략인 '제1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이 발표됐다. 정부는 지식재산의 창출·보호·활용의 선(善)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10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관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시행계획을 통해 현실화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21세기 지식기반시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갖게 된 것이다.
지식재산은 영원히 고갈되지 않는 최고의 자원이다. 필자는 기업에 재직할 때 사무실 곳곳에 'No Patent, No Future(특허 없이 미래 없다)'라는 문구를 붙이고 특허경쟁력 확보에 노력했었다. 미래는 도전하고 창조하면서 씨앗을 뿌리는 자들의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아이디어 하나로 미래의 성공신화를 이루어 낼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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