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직 인하대 교수

정부가 무역의 날을 맞이해 연간무역 1조달러의 돌파 주역인 '명인·반장·기장·계장' 등의 모범 숙련기술인을 포함한 특별유공자에게 훈·포장을 수여했다. 정부 포상을 받은 숙련기술인들은 학벌 만능주의의 편견을 극복하고 힘든 일, 어려운 일 마다하지 않고 한평생 산업현장을 지켜온 자랑스러운 산업역군들이다. 숙련기술인에게 준 포상은 능력중심 사회를 실현하고 학벌만능의 사회정서를 타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이기에 크게 환영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GDP 세계 10위권 성장을 이룩한 원동력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무에서 유를 창조한 숙련기술인의 땀과 노력에서 비롯됐다. 특히 생산현장의 숨은 일군으로 칭송받고 있는 현대차 김종수 과장, 기아차 원용희 반장, 삼성토탈 유태열 기장, 동부제철 이덕완 장인, 그리고 SK에너지 최영식 과장 등은 모두가 자랑스러운 숙련기술인으로 30년 넘게 한 분야에서만 일한 대한민국의 대표 장인들이다.(12일자 A13면) 이들 숙련기술인이 더욱 존경스러운 것은 학벌 만능주의 사회에서 멸시·천대는 물론 기술·기능경시 풍조를 극복한 의지의 장인이기 때문이다. 이들이야말로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국가발전에 헌신한 자들이다. 이처럼 유·무형의 노하우를 지닌 숙련기술인의 축적된 역량이야말로 국가경쟁력 향상에 필수적인 소중한 자산이다. 앞으로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주도할 국가 간의 경쟁력도 숙련기술인의 기술력에서 그 우열이 가려질 것은 자명하다. 지난 10월에는 우리의 청소년들이 런던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기능올림픽 역사상 17번이라는 종합우승의 신화를 창조해 국위 선양은 물론 국가 브랜드의 가치를 한층 높였다. 바라건대 세계를 제패한 이들의 역량이 산업발전의 성장 동력이 되어 빛을 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 기능선진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기능강국이다. 기능선진국은 학벌보다는 실력·능력 중심 사회를 말한다. 숙련기술인에 대한 정부포상을 통한 격려는 꼭 필요한 일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산업현장에서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는 숙련기술인 양성을 위한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실속 없는 학벌 중심의 교육 정서를 타파하는 운동도 절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무역 2조달러 달성의 주역이 될 숙련기술인을 육성하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