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철 한국교통연구원장

최근 복지예산 확보가 정치적 화두가 되면서 도로·철도 등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감축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SOC부문 감축(7.3%), 복지예산 증가(15.7%)를 골자로 하는 예산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현상은 SOC투자가 단순한 토건사업이라는 편향된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어 장래 국가경제발전에 커다란 위험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미국은 2008년 경쟁력 종합평가 1위를 차지했으나. 2011년엔 5위로 추락했다. SOC 종합평가와 그 궤(2008년 9위, 2010년 23위)를 같이한다. 이처럼 SOC가 미래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한 요인임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고도경제성장은 소위 '선택과 집중'이라는 사회적 공감대 아래에서 진행됐다. SOC투자 역시 수도권에 집중되었고, 수도권의 SOC가 상당 부분 확보된 만큼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SOC투자를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SOC투자 감축 주장은 결국 비수도권의 기대를 저버리는 수도권 혹은 중앙의 논리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전국을 하나의 단일 광역도시 생활권으로 연결시키는 KTX 고속철도망이 확충되어 모처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부여했는데 추가 SOC투자 감소는 지역경제발전 전망을 암울하게 만들 공산이 크다.

과거에는 삶의 질을 결정짓는 요소로 의식주(衣食住)가 있었지만 지금은 교육·의료·환경과 함께 교통이 복지수준을 결정하는 사회안전망으로 인식되고 있다. 교통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는 것은 물론, 주거·의료·교육의 기회를 확대해 주는 수단으로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게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보다 능동적으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소모적 복지가 아닌 생산적 복지, 즉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욱 효과적인 정책수단인 것이다.

이처럼 SOC는 미래의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초 중의 기초이며 이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은 지역균형발전은 물론 효과적인 복지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 어려웠던 시절 우리 어머니들은 하루를 굶더라도 미래를 위해 자식의 교육비 지출을 주저하지 않았다. 교육투자와 같이 SOC투자도 장래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요소로서 적정 투자시기를 놓치는 정책적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